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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04700271
· 쪽수 : 696쪽
책 소개
목차
[연탄길 1]
작가의 말
엄마의 뒷모습
풍금 소리
너에게 묻는다
꽃을 파는 할머니
지는 자…… 춤추는 별이 된다
봄꽃
우리들의 얼굴
아기 눈사람
우리의 모습도 그랬다
갈매기의 사랑
사랑은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수업 시간
평화로운 밤
하늘에 심은 꽃
별이 뜰 때까지 우리는
마음의 정원
부족함 때문에 넉넉해질 때도 있습니다
유리 조각
할아버지 눈엔 눈물이 가득했다
행복한 하루
고통은 기린처럼 목이 길지만
나팔꽃
아내의 겨울
크리스마스 선물
세상을 건너 갈 징검다리
잠자는 아가에게
첫눈
엄마의 미소
약속
거울
소중한 희망
먼 불빛
산타 할아버지
노약자 보호석
제비꽃 화분
등불을 켜는 손
아빠의 눈물
사랑이 있는 한 우리는
병아리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그리움
사랑의 힘
튤립과 배추흰나비
지금쯤 어느 별에서
난쟁이 해바라기
방울토마토
플라스틱 말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아름다운 동반자
아름다운 이별
겨울에 피는 꽃
힘든 세상
[연탄길 2]
작가의 말
아버지의 생일
네가 손을 잡아준다면
반딧불이
꼴찌의 달리기
크리스마스 선물
용기
따뜻한 콜라
말의 힘
한낮에도 반짝이는 별빛
사랑의 종소리
새벽별
도시락 편지
딸의 입학식
보비의 사랑
고드름
형의 거짓말
웃으며 손을 내밀어도
사람의 향기
오랜 기다림
선생님의 꽃씨
따뜻한 손길
물구나무 서기
사랑은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
아기는 기억할 것이다
어미 새의 사랑
아이를 구한 청년
우리 함께 사는 동안에
하나의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춘다
문학 강연
떡 할머니
아빠의 편지
비올라 화분
청소부 선생님
느티나무
봄을 기다리는 겨울새
가시나무
우리들의 밤
결혼식 손님
가난한 날의 행복
사랑의 교회
우리들 깊은 곳엔 아이가 살고 있다
봄길, 자전거
눈사태
너를 기다리는 동안
500원짜리 병아리
사나운 송골매
해바라기 아저씨
송이의 노란 우산
새벽이 올 때까지
설악산 민박집에서
[연탄길 3]
작가의 말
애플빵
세월은 흘러가도 사랑은 시들지 않는다
참외와 두유
비가 온 다음 날이면
아버지의 훈장
민들레 할머니
꽃집 주인은 기뻤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들
딸의 결혼식
교회 가는 길
아이의 발자국
멸치
행복한 지하철
캄캄한 밤에도 하얀 눈 내리듯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야옹이와 찍찍이
사랑은 자동차보다 빠르다
선생님의 눈물
거미와 사내
이름 없는 편지
침묵의 기도
찔레꽃
굽 낮은 신발
꼬순아, 정말 잘 됐어
아주 특별한 선물
선생님, 너무너무 사랑해요
불평
할머니의 밥그릇
어느 특별한 강연
생각에 못을 박지 말자
엄마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거울
초대장
낙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해바라기
막차
소중한 선물
너를 사랑한다 말할 때까지
내 짝궁 용배
봄을 배달하는 할아버지
엄마는 감자꽃이다
어두워야만 빛나는 것들이 있다
꽃이 피는 날에도, 꽃이 지는 날에도
눈 치우는 할아버지
나의 선생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연탄
나를 전부라도 태워,
님의 시린 손 녹여줄 따스한 사랑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움으로 충혈된 눈 파랗게 비비며,
님의 추운 겨울을 지켜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함박눈 펑펑 내리는 날,
님께서 걸어가실 가파른 길 위에 누워,
눈보다 더 하얀 사랑이 되고 싶었습니다.
_<연탄길 중에서>
아이들이 가고 난 뒤 영철은 영선에게 물었다.
“누구네 집 애들이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사실은, 나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그냥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엄마 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그랬군, 그런데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주방 바로 앞이라 안에까지 다 들리던데요.”
“이름까지 알고 있어서 나는 진짜로 아는 줄 알았지.”
“오늘이 남동생 생일이었나 봐요. 자기는 먹고 싶어도 참으면서 동생들만 시켜주는 모습이 어찌나 안돼 보이던지…….”
_<연탄길 1권 / 풍금소리 중에서>
지섭은 그림책을 들어 가슴에 안았다. 아내가 읽어 준 그림책 속엔 매미가 나오고 귀여운 아이가 나오고 느티나무가 나온다. 그런데 매미 그림도, 귀여운 아이 그림도, 느티나무 그림도 책 속엔 있지 않다. 앞을 못 보는 아내는 손끝으로 점자를 더듬어 매일 밤 아기에게 그림책을 읽어준다. 아, 눈송이처럼 수북이 내려앉은 많은 점자들…….
아기는 알까? 그 많은 점자들이 엄마의 손끝에서 매미가 되고, 귀여운 아이가 되고, 느티나무가 된다는 것을…….
감아도 감기지 않은 아내의 두 눈을 바라보며 지섭은 방을 나왔다. 볼 수 없는 그의 눈에서도 총총한 샛별이 떨어진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에게 평화로운 밤을 주셔서…….
_<연탄길 1권 / 평화로운 밤 중에서>
이른 새벽, 거리는 어두웠다. 겨울바람이 함성을 지르며 거리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경섭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가게가 보이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경섭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옆집 슈퍼마켓에 불이 환했다. 주인은 입김을 내뿜으며 가게 앞을 청소하고 있었다.
경섭은 그와 마주치고 싶지 않아 주뼛주뼛 걸음을 늦추었다. 어둠 속에서 옆집 주인이 하는 행동을 보는 순간, 경섭은 화가 났다. 옆집 주인은 모아 놓은 쓰레기를 삽으로 퍼서 경섭의 가게 앞으로 마구 뿌리고 있었다. 경섭은 옆집 주인의 멱살이라도 흔들어 놓고 싶었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요?”
경섭은 옆집 주인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안녕하세요? 추운데 일찍 나오셨군요.”
옆집 주인은 경섭에게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경섭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경섭은 자신의 가게 앞에 뿌려진 것들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옆집 주인은 쓰레기를 뿌려 놓은 게 아니었다.
_<연탄길 2권 / 웃으며 손을 내밀어도 중에서>
“엄마가 기운이 없어 산을 넘어 올 수 있나. 보고 싶으면 차타고 댕기면 되지 뭐……. 이제까지는 손녀들 보고 싶으면 슬리퍼 끌고 다녔는데, 그러지 못하니 마음이야 많이 허전하지…….”
엄마의 말끝이 메였다. 늙으신 엄마에게 핀잔을 주었던 일이 생각났다. 코뿔소 한 마리가 상준 씨 마음을 뚜벅뚜벅 밟고 지나갔다. 상준 씨는 엄마에게 슬며시 거짓말을 했다.
“내 걸음으로 빨리 걸으면 여기에서 20분이면 엄마 집에 갈 수 있어요.”
상준 씨는 40분 걸리는 거리를 절반으로 줄여 말했다. 엄마는 여전히 쓸쓸해 보였다. 짠한 마음을 햇살에 감추며 이사 갈 집을 나왔다. 상준 씨 발걸음이 무거웠다. 칠성무당벌레 한 마리가 종아리에 흙을 묻히고 풀밭 위를 바쁘게 걸어가고 있었다. ……
상준 씨는 엄마를 먼저 차에 태워 보냈다. 상준 씨는 이를 꽉 물었다. 허리띠도 고쳐 맸다. 심장에 부르릉 시동을 걸고 상준 씨는 달리기 시작했다. 상준 씨는 굽 달린 구두를 신고 험한 산길을 말처럼 달렸다. 숨이 차올랐지만 증기기관차처럼 바람을 뚫고 달렸다.
“개미야, 길을 비켜라. 산딸기야, 길을 비켜라. 풍뎅이야, 어서어서 길을 비켜라.”
산벚나무들이 짝짝짝 박수를 쳤다. 나비와 꿀벌들이 짝짝짝 기립 박수를 쳤다.
상준 씨는 엄마 집에 도착했다. 상준 씨가 도착하자마자 엄마가 곧바로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는 상준 씨를 보고 깜짝 놀랐다. 상준 씨는 차오르는 숨을 꾹꾹 누르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왜 놀래요? 빨리 걸으면 20분이면 온다고 했잖아. 오늘은 딱 15분 걸렸네요, 뭘…….”
_<연탄길 3권 / 사랑은 자동차보다 빠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