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책상

프롤로그

1부 짝사랑
: 책상 밑에 쓴 편지

2부 기록
: 아주 느리게 주고받는 대화

3부 독서노트
: 사라지지 말고 끝까지 남아 네 이야기를 해

부록
: 독서기록을 위한 안내서

지금까지 쓴 독서노트를 훑어보면서 노트 속의 기록이 흐르는 물처럼 느껴졌다. 내게서 나와 종이 위를 지나 어디론가 흘러가는. 시인이 식물의 조각들을 모아서 종이 위에 자신의 세계를 만들었고, 그 결과가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은 시가 되었다면 나는 책의 조각들을 모아서 종이 위로 옮겼고 그건 나를 비워내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비워낼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나와 다른 경험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찾아보았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책을 찾아 읽으면서 나와 다른 존재를 발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