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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세계명작
· ISBN : 9788906701993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우울한 수요일
대학에 가게 된 제루샤
제루샤 애벗 양이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낸 편지들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아저씨는 우리 학교에 와 보신 적이 있나요? 이건 형식적인 질문이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5월의 교정은 마치 천국 같아요. 나무마다 꽃이 펴서 몹시 향기로워요. 게다가 나뭇가지들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고, 늙은 소나무조차 싱싱하게 젊어진답니다.
푸른 들판은 노란 민들레와 분홍색, 초록색, 흰색 등 색색의 옷을 차려입은 여학생들로 알록달록 참말 아름다워요. 모두가 다 즐겁고 한가로워 보여요. 방학이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들뜬 마음에 시험 걱정은 다 잊어버린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진정한 행복 아닐까요? 그중에서도 가장 행복한 사람은 바로 저예요. 더 이상 고아원에 가지 않아도 되니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을 즐기지 못하고 경주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어요. 멀리 있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거예요. 오직 목적지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지금 가고 있는 길의 아름다운 경치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거죠. 겨우 목적지에 도착
했을 때는 이미 늙고 지쳐 버리는 거예요.
저는 인생의 길목에 앉아 작은 행복들을 많이 쌓고 싶어요. 설사 대작가가 되지 못한다 해도 말이에요. 아저씨, 저 같은 생각을 가진 철학자가 또 있었나요?
처음 대학에 왔을 땐 여느 소녀들처럼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한 게 고아원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땐 무척 원망스러웠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고아원 생활도 특별한 하나의 경험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고아원에서 세상과 떨어져 자란 덕분에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죠. 이건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에요.
저는 자신이 행복하다는 걸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줄리아 같은 사람이요.)을 많이 봤어요. 항상 행복하기 때문에 별 느낌이 없는 거죠. 그러나 전 살아가는 매 순간마다 제가 행복하다는 걸 또렷이 느낀답니다. 아무리 괴로운 일이 생긴다 해도 늘 이 마음을 잃지 않을 거예요. 치통처럼 괴로운 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작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