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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15071049
· 쪽수 : 279쪽
· 출판일 : 2009-08-01
책 소개
목차
1권
제1부 : 소의치병(小醫治病)
프롤로그
백정의 아들
어머니의 수술
밀도살자가 되어
운명적 만남
향을 등지고
은혜의 손길
사랑의 시작
시대의 격랑 속에서
삼일천하
민영익을 살려라
돌이킬 수 없는 일
제2부 : 중의치인(中醫治人)
널리 백성을 구제하라
광혜원에서 제중원으로
제중원이 열리다
기생을 간호 처자로 쓰시오
헤론의 등장
2권
마마 귀신 납시오!
바람 속에 묻다
알렌과 헤론의 불화
의학당을 열다
오! 아버지
다시 백정으로
호열자가 창궐하다
황정의 귀환
환자를 살렸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면천되다
헤론, 영면하다
제3부 대의치국
제중원의 운명
히포크라테스 신서
나는 의사다
의사의 길
에필로그-편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래서…… 우리 대일본 제국의 천황 폐하께서는 귀국에 병원과 의학당을 지어 장차 조선에서도 서양 의학에 능한 의원을 키우고, 민생을 구제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겁니다.”
와타나베가 선심을 쓰듯 말했다.
“그러나 이는 우리 조선이 자력으로 해야 할 일이지, 남의 손을 빌려 할 일은 아니라 생각하오.”
민영익이 대답했다.
그도 의료 문제에 대해 고종과 생각을 같이했다. 일본이 내민 손을 섣불리 잡았다간 그들의 야욕만 채워 주는 꼴이 되기 십상일 터였다. - 136쪽 중에서
김옥균이 제일 먼저 달려들어 사내의 얼굴을 확인했다.
‘옳거니! 민영익, 네놈이로구나.’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내는 민영익이었다. 옷은 찢어지고 부르르 떠는 몸에서 피가 솟아나고 있었다.
조금 전 민영익은 불이 났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창가로 뛰어가는 김옥균을 발견했다. 이어 박영효와 홍영식이 벌떡 일어나 불이 났다고 맞장구를 치자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개화파들은 마치 불이 날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비쳤다.
이에 민영익은 튕기듯 일어나 연회장 문을 박차고 나갔다. 우정국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연회장 밖에서는 서재필과 사관생도 서넛의 칼날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 150~151쪽 중에서
“후유…….”
알렌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숨을 돌렸다. 모두 합쳐 스물일곱 군데를 꿰맸다. 황정은 알렌이 상처를 꿰매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바느질은 자기가 알렌보다 더 섬세하고 꼼꼼하게 잘할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 임조시와 함께 소가죽으로 가죽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민영익은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옅은 숨을 내쉬고 있었다.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알렌이 수술 도구를 정리하며 말했다.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황정은 마치 자기가 살리기라도 한 것처럼 기뻐했다. - 158쪽 중에서
고종은 매우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들라.”
“…….”
알렌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비로소 고종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
“그대가 우리 조선 정부에 병원 설립에 대한 제안을 해 주길 바라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알렌은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하고 올라오는 듯한 감동을 맛보았다. 민영익과 유희서가 마치 자기 일처럼 좋아하며 알렌을 바라보았다. - 195쪽 중에서
“중전은 박시제중(博施濟衆)을 말하는 것이오? 백성에게 널리 베풀고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
“네, 그렇사옵니다. 백성에게 널리 은혜를 베푸는 것은 인정이라 할 만하지만, 많은 사람을 구제하는 것은 성정이라는 말이 있으니, 이는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요임금과 순임금도 제대로 행하지 못할까 두려워하며 근심하셨던 것이옵니다. 전하께서는 언제나 성정을 하시지 못할까 두려워하시니, 그 이름이야말로 제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전이 명쾌하게 설명했다.
“아……, 그렇소. 바로 그거요. 중전……, 바로 그거요!”
고종은 흥분해서 소리쳤다.
“성정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군주가 백성을 위해 항상 갈고닦아야 할 것이지. 당장 이름을 바꿔야겠소. 서안(書案)을 이리 가져오시오.”
중전이 서안을 가져와 고종 앞에 놓았다. 고종은 붓에 먹을 듬뿍 묻혀서 한 자 한 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만백성을 구제한다는 의미에서 구제할 제, 무리 중 그리고 집 원 자를 써서 제중원(濟衆院). 이것이 바로 과인의 치세에 가장 보람되고 기특한 일일지로다!”
글씨 쓰기를 마친 고종은 자신이 쓴 글자를 읽고 또 읽었다. - 209~210쪽 중에서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지 누가 알아요? 그 유생님이 그랬잖아요, 세상이 바뀔 거라고.”
소근개가 항변했다.
“바뀌어도 백정은 백정이야! 백정으로 태어난 놈은 백정의 업을 이어야 한다고!”
“…….”
소근개는 이번만은 말대꾸를 하지 않았다. 백정의 업을 이어야 한다는 말에 이의가 없었다. 그 역시 숙명처럼 백정의 업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것은 세상이 바뀌더라도 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만 지금은 도살장에 가서 소를 잡는 일보다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한 것이다. - 29쪽 중에서
와타나베는 눈동자가 반응을 하는지 알아보려고 사내의 눈 주위로 성냥불을 움직였다. 그러고는 이번에는 청진기를 꺼내서 사내의 가슴 곳곳을 대 보았다. 사람들이 와타나베 주위로 몰려들자 소근개의 시야가 가려졌다. 그래서 무릎걸음으로 기어 사람들 다리 사이로 파고 들어갔다.
와타나베는 정신을 잃은 사내의 팔뚝에 주사를 놓고 있었다. 소근개는 주사기의 액체가 사내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다.
잠시 후, 정신을 잃었던 사내가 신음을 내뱉더니 깨어났다.
“여기가 어딥니까?”
사내가 뜬...“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지 누가 알아요? 그 유생님이 그랬잖아요, 세상이 바뀔 거라고.”
소근개가 항변했다.
“바뀌어도 백정은 백정이야! 백정으로 태어난 놈은 백정의 업을 이어야 한다고!”
“…….”
소근개는 이번만은 말대꾸를 하지 않았다. 백정의 업을 이어야 한다는 말에 이의가 없었다. 그 역시 숙명처럼 백정의 업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것은 세상이 바뀌더라도 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만 지금은 도살장에 가서 소를 잡는 일보다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한 것이다. - 29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