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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25539263
· 쪽수 : 552쪽
· 출판일 : 2010-06-30
책 소개
목차
Part I 부정| 오레오| 분노| 우울| 조건부 날인 증서| 유해
Part II 욕망| 타협| 웨이트리스| 멘토| 데이트| 빵 굽기
Part III 받아들이기| 굿윌| 추수감사절
리뷰
책속에서
“어떻게 내가 미망인이 될 수 있지? 내게 미망인이란 뿔테 안경을 쓰고 카디건을 입은 데다 좀약 비슷한 냄새를 풍기고 주글주글한 피부를 지닌, 일주일에 한 번씩 카드놀이를 하려고 다른 미망인 친구들을 만나는 ‘그레디나 밋지’라는 이름의 할머니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나는 겨우 서른여섯 살밖에 되지 않았다. 이제야 비로소 결혼했다는 사실이 실감 나는데, 지난 3년을 살면서 남편이라는 호칭에 겨우 익숙해졌는데.
남편과 나, 남편과 나…….
오랜 시간 혼자였다가 겨우 얻은 사랑이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굳이 애써 이겨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임의 사회자가 의자에 기대앉아 말했다. 칼라가 턱까지 올라오는, 보풀이 인 흰색 앙고라 폴라 스웨터를 입고 있어서 구름 위에 머리를 올려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사실을 맨 처음으로 떠올리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겠죠.”
여자의 말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내게 그런 아침이 찾아오리라고는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물론 나는 남편에게 전화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왜?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도 못한다면 세상의 이 모든 기술은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지? 죽은 남편한테 전화도 걸지 못하면서 영화 티켓을 살 수 있고 골동품 경매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지?) 컴퓨터 화면의 커서가 성급하게 움직이고 전화기 보이스 메일의 빨간 불이 깜빡이고 있다. 배 속이 그르렁거리고 머리가 욱신거린다. 하지만 남편에게 전화를 걸 수가 없다. 바로 내가 미망인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