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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25557243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5-09-16
책 소개
목차
서문_ 예술은 가장 멋진 과학이다
1장 · 빛을 가지고 노는 예술가들
뉴턴, 훅 그리고 아인슈타인 | 빚의 화가들 | 태초에 빛이 있었다
2장 · 과학과 예술 사이에서
이집트 미라와 빌렌도르프 비너스 | 형이상학적 상상과 과학적 분석
3장 · 르네상스맨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빈치는 화가가 아니었다? | 〈최후의 만찬〉은 그 시대 가상현실 | 모나리자의 미소는 미소가 아니다? | 다빈치 노트
4장 · 르네상스 시대의 가상현실
브루넬레스키의 증강현실 | 알베르티의 선원근법
5장 · 비뚤어진 시각, 아는 대로 본다
동서양 회화의 시점 차이 | 에셔의 〈낮과 밤〉에 담긴 착시 현상 | 시각의 한계를 이용한 작품들
6장 · 새로운 시각 문화, 카메라와 포토그래피
빛으로 그린 그림 | 사진의 탄생 | 예술가의 대중화 시대
7장 · 색채에도 사연이 있다
색의 천일야화 | 뉴턴의 프리즘과 괴테의 색채 이론 | 색의 3원소는 빨강, 노랑, 파랑이다? | 화이트와 블랙
8장 · 낭만주의 시대의 소셜 네트워크
케빈 베이컨 게임 | 과학도 낭만적일 수 있을까? | 게임의 시작, 찰스 배비지 | 게임의 끝,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9장 · 예술 작품도 진화한다
다윈의 유산, 진화예술 | 밀레니엄 뻐꾸기시계
10장 · 히어로 에디슨과 안티 히어로 워홀
팝아트의 대부 | 전기의자의 비밀 | 그들은 왜 할리우드로 갔나
11장 · 미래주의, 미래의 시작
새로운 예술을 찾아서 | 이데올로기로서의 예술
12장 · 인간과 기계의 만남, 테크놀로지 아트
예술과 기술의 컬래버레이션 | 위대한 예술은 위대한 기계에
13장 · 로봇 아트, 제3의 인간을 꿈꾸다
탈로스, 골렘, 프랑켄슈타인 | 불쾌한 골짜기? |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
14장 · 아름다움의 과학
숫자는 아름답다 | 외모에 관한 경제학
15장 · 데이터 아트, 빅데이터가 예술로 승화하다
21세기 문화를 주도할 인터페이스 | 데이터 아트의 탄생 | 디지털 자화상
16장 · 현실과 상상의 경계, 무한대의 미학
무한 호텔 이야기 | ‘뫼비우스의 띠’에서 《바벨의 도서관》까지 | 일상 속의 무한대
17장 · 어느 화가와의 대화
예술가의 고민 | 우리 안의 이중 잣대
18장 · 과학기술로 보는 패션
컴퓨터는 왜 방직기계를 닮았을까 | 웨어러블 컴퓨터 시대 | 옷도 미디어가 된다
19장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디지털편
버추얼 고고학 |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생각하기
20장 · 시간의 기억
공간 자체가 예술 작품이다 | 스토리를 담은 비석
21장 · 3D 프린터, 예술을 침범하다
제조산업에 혁명을 일으키다 | 산업의 예술화, 예술의 산업화 | 디지털 프라이버시
22장 · 새로운 프런티어, 10년 후
그 이후 10년 | 내 이름은 게임 | 로봇이 온다 | 우주의 체험 | DYI 우주
23장 · 죽기 훨씬 전에 가봐야 할 뮤지엄
24장 · 문화기술연대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캠퍼스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조각 작품들은 350년 하버드 역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을 기념하는 인물상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무슨 연유인지 응용과학부 건물 앞에는 예외적으로 비구상(非具象) 작품이 설치됐던 것이다. 사람 키의 두 배에 달하는 길쭉한 검은색 철 구조물은 세상의 어떤 것도 연상되지 않는 기하학적 형상을 하고 있었다.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의 메마른 감성을 자극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호기심도 잠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곳에 조각 작품이 서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말았다. 며칠 후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니 정원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았지만 뭐가 바뀌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다시 며칠이 지난 후에야 나는 달라진 부분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인부들이 와서 조각 작품을 뒤집어 세우고 갔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처음 설치할 때 인부들이 실수로 조각 작품을 거꾸로 세웠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조각가가 기겁을 하고 달려와 항의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우리는 거꾸로 설치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전공 현안에만 관심을 갖는 과학자들의 무딘 예술 감각으로는 세상이 뒤집힌 것도 깨닫지 못했던 셈이다. 변명 같지만, 이 작품이 예술대학 건물 앞에 거꾸로 뒤집힌 채 설치됐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다빈치는 밀라노 시절부터 꾸준히 노트를 써왔다. 여느 일기장과 달리 그의 노트에는 연구 내용부터 시작해 금전 거래, 식단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는 무려 2만 장에 달하는 자신의 노트를 정리해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의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고, 그의 노트는 낱장으로 분리되어 유럽 여러 곳으로 흩어졌다. 그 과정에서 1만 3000장은 영원히 사라졌다. 현재 약 7000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라이세스터 코텍스라는 일부 노트는 1995년 빌 게이츠가 3000만 달러에 구입했다. 다빈치의 노트에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었다. 왼손잡이였던 그는 글을 오른쪽에서 시작해서 왼쪽으로 써 나갔다. 그것도 글자를 뒤집어썼다. (…) 그의 노트에는 오늘날의 헬리콥터, 잠수복, 낙하산, 자전거, 동력장치, 시계, 반사망원경, 컴퓨터 등에 해당하는 각종 기발한 기계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노트 한구석에선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라는 낙서도 발견됐다. 갈릴레이보다 100년 앞서서 말이다.
약 600년 전 르네상스 시절,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그는 먼저 건물 하나를 그리기로 하고 적당한 위치를 잡은 후 그 위치를 정확히 표시했다. 그런 다음 스튜디오로 돌아와 나무판 위에 그 건물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린 후, 시선 중앙에 해당하는 부분에 작은 구멍을 뚫었다. 이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손거울 한 개와 건물이 그려진 나무판을 들고 표시한 위치로 돌아온 그는 거울을 든 왼손을 최대한 앞으로 뻗고 오른손으로는 그림이 그려진 쪽이 바깥을 향하게 하고 나무판을 들어 구멍을 통해 거울을 들여다봤다. 자, 무엇이 보였을까? 만일 나무판에 그린 그림이 사실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면 실제 육안으로 건물을 보는 것과 구멍을 통해 거울에 반사된 그림을 보는 것이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만일 나무판에 건물에는 없는 가상의 장면을 추가했다면 나무판 구멍을 통해 본 장면은 실제 상황에 더해져서 가상의 장면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효과를 연출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증강현실이다. 르네상스 3대 추남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브루넬레스키는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을 설계하고 건축한 사람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