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25557908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5-11-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직職을 잃더라도 업業은 잃지 말기를
CHAPTER 01
네 번째 짐을 싸다
하나, 사람들|둘, 서촌|셋, 네 번의 실직, 네 번의 작은 죽음
아직 못다한 이야기_나는 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나
CHAPTER 02
떠난 자 만이 알게 된다
하나, 구직급여|둘, 운동|셋, 백수의 휴일
아직 못다한 이야기_첫 직장, 젊은 날의 광화문
CHAPTER 03
누리던 것과 포기한 것
하나, 광화문 연가|둘, 술 이야기|셋, 도서관
아직 못다한 이야기_두 번째 직장, 뜨거웠던 여의도
CHAPTER 04
회사는 전쟁터, 회사 밖은 지옥
하나, 생계형 아르바이트|둘, 도서관 동반자들|셋, 성곽 길을 걷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_세 번째 직장, 새벽의 홍대 부근
CHAPTER 05
어둠 속 빛을 밝혀준 화가들
하나, 빈센트 반 고흐에게 길을 묻다|둘, 클로드 모네의 눈을 좇아서|셋, 박수근을 찾아서
아직 못다한 이야기_그리고 내가 사랑한 화가들
CHAPTER 06
내 곁의 히어로
하나, 아내와 아이들|둘, 소중한 인연들|셋, 강아지 마루
아직 못다한 이야기_백수 아저씨의 버킷 리스트
CHAPTER 07
정답이 없기에 결과도 짜릿하다
하나, 자기소개서|둘, 밥벌이의 괴로움|셋, 서점 & 문방구
아직 못다한 이야기_창업은 아무나 하나
CHAPTER 08
겨울나무에서 봄 나무에게로
하나,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다|둘, 카르페 디엠|셋, 매일 그리는 남자
아직 못다한 이야기_내 직職과 업業의 5춘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T.S.엘리엇의 시 <황무지>의 첫 구절이 떠올랐다. 나는 어째서, 정리해고를 당하는지도 모를 만큼 둔감했을까? 혹시 내 주변의 동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던 사실을 나만 모르는 채 같이 어울려 미주알고주알 떠들어 댔던 건 아닐까? 아니 아니다. 나는 내 업무 능력이나 회사기여도가 높다고 자신했었고 퇴직한 지금도 그걸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회사가 날 잘라 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정작 나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게 창피하고 분했다.
네 번의 실직, 네 번의 작은 죽음
처음 실직은 얼마간 나에게도 원인이 있었다. 첫 직장은 대학 졸업반 때인 스물일곱에 입사해 17년을 근무했고 마흔넷에 사표를 썼다. 청년과 장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보냈던 셈이다. 그 동안 결혼을 해서 두 아이를 얻었고 빚이 좀 있지만 내 집도 장만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신문사였는데 회사의 업무조정에 불만이 있었던 내가 무모함과 고집에 착각까지 끌어안고 뛰쳐나오다시피 했다. 사표를 쓸 당시에 다른 유명 신문사의 경력사원 모집에 3차 까지 통과해 최종 면접만 남겨둔 상태를 합격이나 다름없다고 여긴 착각은 아직도 얼굴 들기가 민망한 기억이다. 당연히 나이가 너무 많았다. 면접에서 최종 불합격이 되고 문자메시지로 그 사실이 전해졌을 땐 순식간에 세상이 노래졌다. 이럴 수가! 발밑이 허방을 디딘 것처럼 푹 꺼져버렸고 모든 게 끝장처럼 암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