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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25558899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16-05-20
책 소개
목차
01 기지 안치소 … 6
02 죽은 자의 피 … 33
03 녹화된 영상 … 54
04 부적절한 발상 … 68
05 두 장의 편지 … 82
06 푸르스름한 불빛 … 107
07 사라진 개 … 132
08 부검 … 152
09 도청 … 174
10 초소형 기술의 걸작 … 189
11 후회 … 206
12 누가 만든 괴물인가 … 223
13 증오와 죽음에 가까워지는 심장 … 241
14 퍼즐 조각 … 266
15 살인자가 남긴 흔적 … 280
16 기분 나쁜 독기 … 292
17 오래된 타자기 … 310
18 공허하고 처참한 목소리 … 334
19 죽음의 오두막 … 350
20 바닥에 녹아 흐르는 체액 … 370
21 어린 천재들 … 388
22 기습 … 416
23 흑과 백 … 442
리뷰
책속에서
"오늘 아침 일찍 필딩이 냉장실에 들어가 보니, 바닥에 핏방울이 떨어져 있었고 시신을 넣어둔 곳에도 제법 많은 피가 고여 있었다고 했소. 필딩은 즉시 앤과 올리를 불렀지. 그 시신이 인계된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죽은 남자의 코와 입에서는 피가 흐르지 않았다고 했소. 현장에도 피 한 방울 없었고. 그런데 이제 와서 피를 흘린다는 건, 부패가 시작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체도 없어지지 않았다는 뜻이잖소. 남자의 시신을 덮어놓은 시트는 피에 흠뻑 젖어 있었고, 시신 주머니 안에도 피가 1리터는 넘게 고여 있는 것 같더군. 완전 엉망이 된 거지. 난 이제껏 죽은 사람이 그런 식으로 피를 흘리는 걸 본 적이 없소. 그래서 아무래도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긴 것 같으니, 직원들에게 입조심하라고 단속을 했지."
루시는 전체 계획이 없을 때는 직접 나서지 않으며, 아무리 극한 상황이라고 해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 애는 내재적인 행동에 능하다. 이제껏 자기 자신일 때보다, 자기 자신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훨씬 편안하게 여겼다. 일을 시작한 초기에는 항상 그랬다. 루시는 비밀 엄수에 능하고, 극적인 위험, 진짜 위험한 일을 할 때 활기를 띠곤 했다. 일이 위협적일수록 더욱 그랬다. 지금 그 애는 죽은 남자의 아파트에 구물이 된 로봇이 있다는 사실만 알려주었다. 다르파의 지원 아래 만들어진 모트라는 로봇으로, 한때 유골 운송용으로 쓰려고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전쟁터에서 시신을 치우는 기계식 죽음의 신이었다. 모트는 비인간적이고 부적절했기에, 나는 몇 년 전 모트의 사용을 격렬하게 반대했었다. 하지만 죽은 남자가 기이하게도 자기 아파트에 그 로봇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루시의 지금 같은 태도를 설명할 수 없다.
나는 신체 도면 위에 남자의 사체가 완전히 차갑게 식은 시간을 오후 11시 15분이라고 기록한다. 사체의 검붉게 변색된 부분과 창백한 부분으로 보아 그 남자는 옷을 완전히 입고 있는 상태로, 팔을 양옆으로 가지런하게 손바닥을 아래쪽으로 한 채 똑바로 누워 있었다. 왼쪽 손목에 시계 자국, 왼쪽 새끼손가락에 반지 자국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죽은 지 열두 시간은 지났다.
시반, 혹은 사반이라고 알려져 있는 사후 혈액침체를 통해 여러 가지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다. 가끔 잘못 해석할 때도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시반은 많은 정보들을 알려준다. 시반은 얼핏 외상으로 인한 타박상처럼 보이지만 실은 중력으로 인해 순환되지 못한 피가 작은 혈관들에 고여 있는 일반적인 생리학적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딱딱한 표면에 놓여 있던 시신 부위가 창백한 피부색에 농암적색이나 보랏빛을 띠는 것으로 나타난다. 어떤 상황에서 사망했어도 시신 자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