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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25577715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22-08-10
책 소개
목차
출항의 노래
가슴 없는 섬
거인들의 숲
마녀들
슬픈 원주민들
난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따지고 보면 내가 이 나라로 오면서 그들에게서 맡은 졸부냄새나 이 나라에 와서 이제껏 본 몇 가지 소비 광태는 그들의 마지막 허세요, 오기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촛불은 꺼지기 전에 한번 빛난다던가. 거품경제 아래서 잠시 동안 품어보았던 황홀한 환상에 대한 애착이 그렇게 비뚤어져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그러면 그들은 누구인가. 도대체 이 계층은 기층민과 중산층, 그리고 소수 경제적 특권층 가운데 어디에 소속되며 그들의 의식은 어떤 것일까. 또 그들이 이 사회에서 수행할 기능은 무엇일까.
섣부른 규정이 될지 모르지만 나는 그들을 한국형 중산층이라 이름하고 싶다. 그리고 한국형이란 말속에는 원시 또는 배태기(胚胎期)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정치에 새사람이 어딨어요? 우리 보기엔 처음이니 새사람 같지만 조사해 보면 다 헌사람들이라구요. 그 경력 한번 훑어보세요. 올망졸망한 무슨 동창회장 무슨 사무국장 무슨 협회장……그게 다 벌써 오래전부터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이란 뜻이에요. 다만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다 보니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뿐이지. 그 사람들 뽑아 보낸다구 지금 사람들보다 나을 것 같아요? 어림없다구요. 새로 시작하는 그 사람들 연습하구 실수하는 것 다 참아주려면 더 분통 터져 못살걸요.
“종토세(綜土稅), 토초세(土超稅) 말씀하시는가 본데, 언제는 그런 법 없어 부동산 재미 봤습네까아? 양도소득세만 해도 철저하게만 시행됐으면 부동산 이거 은행이자보다 나을 거 없습네다아. 한번 계산해 봅시다아. 일 년에 백 푸로씩 오른다 쳐도 세금 60푸로 내면 연 40푸로 미만 소득입죠오. 그런데 그게 어디 매년 백푸로씩 오른답니까? 게다가 복비다, 취득세다, 이전비용이다 제하면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못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