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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5735818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13-10-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13월의 열대야
여름눈
환상 속의 그대
회유
스물두 살, 그 봄
내 마음 설명서
본능적으로
첫 느낌
여름, 눈
봄길
어느 멋진 날
에필로그-그래서 그들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평범하게 대해 줘서 고마웠다, 태희야.”
그러고 보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뭐라고 해야 할까, 딱 정해진 선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재혁을 뭔가 다른 차원에 있는 사람처럼 대하곤 했었다. 참 소박한 사람이라서 태희 는 그가 그런 집안의 자제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었지만.
“뭘요. 참, 그리고 진심으로 결혼 축하해요, 선배.”
“정확히 말하자면 정략 같은 건데 축하는 무슨.”
“저, 저, 정략요?”
확실히 그들만의 리그 같은 게 있는 모양이다. 무슨 조선시대나 중세시대의 정략결혼 같은 단어를 현실 세계에서 듣게 되다니. 그때 재혁이 만년필을 주머니에 넣고 상자를 옆으로 내려 두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그녀의 손목에 걸쳐 주었다. 분명 남성용 시계였고 얼마 전까지 그가 차고 다니던 거였다. 줄은 언제 줄인 건지 그녀의 손목에 딱 맞았다.
“너 남성용 시계 좋아하더라?”
그 이유는 딱 하나였다. 알이 커서 보기 좋았으니까.
“저번 겨울에 여행하면서 네가 생각나서 샀던 거야. 막상 못 주고 계속 내가 하고 있었네. 메탈이라 줄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으니까 괜찮아. 부담 갖지 말고 그냥 해. 어차피 새것도 아니니까 부담 가질 것도 없어.”
“그래도…….”
이게 그냥 몇 만원 하는 시계가 아닐 거라는 건 아무리 메이커에 관심 없는 태희라도 알 수 있었다.
“오토매틱이라서 약 안 갈아도 되고, 방탄유리라 흠 날 건 걱정 안 해도 돼. 안 차는 날이 길어지면 꼭 몇 번 흔들어 주고.”
“이거 제가 받아도…….”
“너 주려고 산 거야, 정말.”
“그럼 감사히 받기는 하겠는데 이거 너무 과해서…….”
“한태희.”
너무 튕겼나 싶었다. 그냥 넙죽 받는 건데 그랬나? 슬쩍 고개를 들어 올렸는데 막상 재혁의 얼굴을 보자 장난기가 쑥 들어가고 말았다. 달빛에 반사된 그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씁쓸해 보이기도 하고, 허탈해 보이기도, 시원해 보이기도 하는 것 같았다.
“참 고민했었는데 못 하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서.”
“뭐가요?”
“어차피 이번이 마지막 기회니까 상관없으려나? 4년간 널 참 좋아했어.”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그의 고백에 태희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저 멍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재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서글퍼 보여 태희는 미안해졌다.
어깨를 잡고 있는 재혁의 손이 뜨겁고 얼굴이 가까워진다고 느낄 때쯤 태희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말았다. 놀라서 벌어진 입으로 재혁의 혀가 순식간에 들어와 그녀의 입안을 훑었다. 그리고 숨어 있는 그녀의 혀를 낚아채 얽는 동안 태희는 굳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첫 키스는, 아메리카노와 복숭아 향이 섞인 맛이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