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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25811307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0-02-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1월 13일
친구하고 회전초밥 가게에 가서 일기에 쓸 수 없는 초밥들을 다양하게 시켜 먹었습니다. 친구가 350엔이나 하는 참치 대뱃살 초밥 접시를 서슴없이 집는 것을 보고 이 인간은 어디 귀족 출신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다음 주, 스노보드에 끌려갈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세련되어 보이는 놀이를 하면 누가 화를 내지 않을까요? 저 같은 인간이 발을 올려놓아도 될까요, 그 세련된 판때기에? 알다시피 굉장히 화려하잖아요. 제가 밟혀도 될 정도입니다.
7월 12일
어제 있었던 일인데, 아이치 현에 사는 친구가 도쿄에 놀러 왔다. 스이도바시水道橋에서 만나 도쿄돔에서 야구를 관전했다.
그 친구는 MAJI 씨라고 하는데, 니혼햄 파이터스의 팬이었다. 그에게 물어본 바로는 니혼햄 팬은 상당한 이단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 니혼햄 팬이라면 자신이 니혼햄 팬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만 한단다. 인기 있는 다른 구단의 팬인 척하지 않으면 이단 심판을 받는다고 한다. 니혼햄 팬을 솎아 내기 때문에 교실에서는 일부러 니혼햄 모자를 짓밟아야 했다는 것이다. 니혼햄 팬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니혼햄 배지를 강에 던지고, 나중에 혼자가 되면 배지를 찾으러 강으로 다시 간다는 것이다.
야구 문외한인 소생은 ‘아마 니혼햄 선수는 햄 무선을 참 잘하겠지.’ 하는 정도의 생각밖에 없었다. 때문에 니혼햄 팬이라는 게 그렇게나 가시밭길인가 싶어 놀랐다.
MAJI 씨는 니혼햄 배지를 얻기 위해 죽어라 200엔짜리 장난감 뽑기에 매달렸단다. 희귀한 배지를 잔뜩 손에 넣었다고 했다. 그 배지에는 니혼햄 선수의 등번호가 적혀 있었는데 선수 숫자만큼 있다고 했다. 니혼햄 팬은 모두들 그 배지를 얻기 위해 200엔을 들이붓는다고 한다. 소생, 장난감 뽑기가 구단 경영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도쿄돔에는 거의 오지 않는데, 다양한 간판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진실로 돔은 광고로 이루어져 있었다. 거대한 간판이 외야석 위에 걸려 있었는데, 거기에 홈런볼이 맞으면 부상으로 100만 엔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 간판에 맞으면 자동차가 부상으로 붙고, 불가리아 요구르트 간판에 맞으면 요구르트를 수영장 한가득 받을 수 있으며, 요요기 애니메이션 학원 간판에 맞으면 본인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시합은 재미있었다. 돔에서 나와 신주쿠로 갔다. 오코노미야키를 먹고 MAJI 씨와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 있는 소년에게 인사를 하고는 금세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