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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811482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0-04-05
책 소개
목차
1
2
3
4
5
6
7
해설
리뷰
책속에서
거대한 시계였다.
회색 어둠 속에 드러나 있는 대형 시계 세 개.
정면 외벽에 터무니없이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었다. 거의 2층부터 3층까지의 벽을 덮고 있었다. 같은 모양의 시계가 옆으로 세 개 걸려 있었다.
문자판의 표기는 로마숫자였다. 숫자 하나하나만 보아도 상당히 컸다. 세 개의 문자판은 서로 찰싹 붙듯이 밀착돼 있었다. 문자판 하나의 직경이 10미터쯤 될까.
미키는 트렁크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대형 시계 세 개와 비교해 보았다. 들고 있는 시계는 12시 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세 개 가운데 한복판의 대형 시계만이 똑같았다. 왼쪽 시계는 10분 늦은 11시 55분을, 오른쪽 시계는 10분 빠른 12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거대한 바늘이 비에 젖어 둔탁한 색깔로 빛나고 있었다.
“시간이 다 다르네.”
미키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대형 시계 세 개를 바라보고 있는데 긴 바늘이 희미한 소리를 내며 각각 1분씩 움직였다. 미키의 시계도 1분이 지났다.
“앗?” 나미가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내 시계 또 틀리네.”
“자기이상 때문일 거야. 디지털시계는 물론이고 아날로그시계의 금속에도 작용해서 약간이긴 하지만 시간이 엉망이 되는 거지.”
“근데 미키 시계는 어떻게 괜찮은 거야?”
“자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금속으로 만들었거든. 얼마 전에 의뢰인에게서 사례로 받은 거야.”
“얄미워라. 어디 좀 줘 봐.”
“함부로 다루지 마. 경금속이라 망가지기 쉬워.”
자기성을 잘 견디는 시계는 구입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개발하는 시계 회사가 이제 없기 때문이었다.
미키는 다시 대형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정면 시계만이 정확한 시간을 나타내고 있었다. 좌우의 시계도 시간만은 정확히 가는 듯했다. 자기이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클락성’이라고 불리는 건 외벽에 걸린 저 커다란 시계들 때문이에요.” 루카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한가운데 시계는 현재 시각을, 왼쪽 시계는 상당히 늦은 과거 시각을, 오른쪽 시계는 상당히 빠른 미래 시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집 안도 가운데를 ‘현재의 관’, 그리고 좌우를 ‘과거의 관’, ‘미래의 관’이라고 하여 벽을 두고 구분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현관은 ‘현재의 관’에 있는 하나뿐입니다. 이건 이 집이 프랑스에 있었을 당시와 똑같은 모양이에요.”
“왼쪽부터 과거, 현재, 미래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