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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0187329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2-11-30
책 소개
목차
Ⅰ. 어서 와, 도서관에
Ⅱ. 『구룬파 유치원』
Ⅲ. 『아버지』
Ⅳ. 『인간 소멸 미스터리』
Ⅴ. 『두리틀 선생의 즐거운 집』
Ⅵ. 『키와 몸무게는 덧셈할 수 있을까?』
Ⅶ. 『도서관의 자유에 관한 선언』
Ⅷ. 『안 된다는 말에 물러서지 마라』
Ⅸ. 『에파미논다스』
Ⅹ. 『반지의 제왕』
ⅩⅠ. 『아이스맨』
ⅩⅡ. 다녀왔어, 도서관에
책속에서
“뱀 남자 보러 가자, 호노카.”
막 전학 와서 인기가 많았던 내게 카오리 공주가 그렇게 제안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게 그러니까, 감나무 마을의 볼거리에 대해 많은 아이들이 온갖 이야기를 주었지만(이를테면 ‘절대 잠들지 않는 고양이’나 ‘아무도 없는 음악실에서 울리는 피아노’, ‘교감선생님의 하트 모양 대머리’ 같은) 솔직히 말해 모조리 김빠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학생만의 특별 인기 역시 며칠 지나면 사라질 터였으므로 그 동안 친구를 만들어 두어야만 했고, 6학년 2학기인 지금부터 열심히 친구를 만들어두지 못하면 내년 봄 중 학교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칠 터이니.
“뱀 남자?”
그 다음날, 내 인기는 뚝 끝나 있었다.
아침에 교실로 들어서는데 수다를 떨고 있던 모두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뺨 언저리가 얼얼했다.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안녕.” 하고 말했지만 누구도 눈을 마주쳐주지 않았다.
의자에 앉자 엉덩이가 물컹 하고 차가웠다.
“힉.”
소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담벼락에서 머리만 떼어 나는 빙글 주위를 둘러보았다.
왠지 낯익은 장소인걸.
솔직히 말해 상당히 낡았다. 온통 쥐색, 콘크리트로만 되어있는 시시한 건물.
모퉁이를 돌자 입구가 있었다. 커다란 가방을 든 할아버지가 막 들어가는 중이었다. 덜컹덜컹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자동문이 열렸다.
아아, 그런가, 여기는 지난번에 온 도서관이구나.
내 다리는 제멋대로 움직여 할아버지 뒤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