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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0187336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2-11-30
책 소개
목차
Ⅰ. 히나에게는 친구가 없다
Ⅱ. 『수수께끼의 친구』
Ⅲ. 『카포에이라 마을의 페드로』
Ⅳ. 『공포의 샤오롱바오』
Ⅴ. 『물고기와 키스한 리마』
Ⅵ. 『앤디와 사자』
Ⅶ. 『카챠와 미샤와 곰』
Ⅷ. 『춤추는 파울러와 노래하는 존』
Ⅸ. 『무지개 도서관의 히나와 윤』
Ⅹ. 히나의 소중하고 또 소중한 최고의 친구
책속에서
히나에게는 친구가 없다.
특별히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반 아이들은 히나에게 몹시 친절하다.
히나는 신장 쪽 병을 앓고 있었다. 3학년 봄 무렵부터 쉬는 날이 많아지더니, 그해 가을부터 올봄까지 입원했었다. 4학년이 된 5월에서야 겨우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히나는 『우라시마 타로(거북을 살려 준 덕으로 용궁에 가서 호화롭게 지내다가 돌아와 보니, 많은 세월이 지나 친척이나 아는 사람은 모두 죽어, 모르는 사람들만 있었다는 내용의 일본 전래동화-옮긴이)』 이야기를 떠올렸다. 히나의 용궁은 병원이었다. 1, 2학년 때 같이 놀던 친구들도 서먹해져 이제는 거의 모르는 아이들뿐이다. 학교 풍경 전체에 얇은 셀로판지가 끼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무서웠어.”
앞에 서 있던 아이는 비로소 히나에게로 돌아섰다.
“뭐야? 너, 저런 멍멍이가 무서워?”
히나는 깜박깜박 눈만 멀뚱거리며 그 아이를 올려다보았다.
빛의 상태가 변하여 그 아이를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다.
반짝 하고 새까만 눈동자가 빛났다.
히나는 설날에 엣짱이 보여 주었던 보석, 블랙 오팔이 떠올랐다. 투명한 검은색 속에 빨간색과 초록색의 불꽃이 탁탁 튀는 듯한 그런 색이 똑같았다.
신비한 아이다. 아까 생각했던 대로 히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였다.
하지만 그 외에는 전부 달랐다.
그 아이는 극히 태연한 말투로 말했다.
“아아,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를 말하는 거야. 두 사람은 왕족이라 어쩔 수 없어. 국가라고 해 봤자 작은 섬이지만. 그래도 어쨌든 독립국이거든. 윤리우스 운스페아 베스아도르 미르미르 루브랑 섬이라고 하는데 너무 기니까 그냥 윤 섬이라고 불러도 돼. 엄청 오지라서 우리는 거의 가지 못해. 대신 세계 여러 곳에서 살고 있어. 국가의 주요 산업은 알루미늄. 섬 어디에서나 질 좋은 알루미늄을 캘 수 있어. 킹과 퀸은 전 세계에 알루미늄을 팔러 다녀야 해서 엄청 바빠. 그래서 리타가 내 베이비시터를 했던 거야. 어쨌거나 나도 공주이긴 하지만. 정식 이름은 윤리우스 운스페아 베스아도르 미르미르 루브랑 베아트리체 공주인데, 그 이름을 다 부르려면 매일 불편하잖아.”
공주는 히나를 보았다.
“그래서 난 그냥 ‘윤’이라고 부르는 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