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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856315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사막을 달리는 뱃길
하얀 거인gigante blanco
얼어붙은 루시
외침
기도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묘비를 만들지 않는 바르보에에게 화가 났겠지.”
“……그런 건.”
“기분이 복잡한 건 알아. 하지만 그 녀석에게 화내지 말게. 우리 세계에서는 때때로 그렇게 동료가 사라지고는 해. 우리는 이미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동료의 부재에 마비되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면 그건 뭡니까?”
사이키는 뒤를 돌아보았다. 멀리까지 뻗은 똑같은 모래 빛깔 속에 기다란 몸이 부자연스럽게 떠올라 있었다.
“마치 죽은 사람을 모독하는 듯한 그 행위는.”
“모독한 게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면 그 짓은.” 사이키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왜 켄부는 대장의 시신에 칼을 꽂은 겁니까?”
전설과 똑같은 일이 1년 전에 일어났다면.
그녀는 문을 통과해 풍차로 들어갔다.
한 시간 후 그녀는 풍차에서 사라졌다.
그 사이에 아무도 풍차에 다가가지 않았다.
죽음, 죽음, 죽음. 전설의 뒤편에 가득 차서 흘러넘치는, 겹겹이 쌓인 시체의 산. 그 가운데 낯익은 누군가의 모습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필사적으로 뛰어서 다가가는 내 앞에 고개를 축 늘어뜨린 그 얼굴은…….
“그녀는 살해당한 거야.”
“……사이키.”
사이키는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애슐리.”
흙으로 탁해진 강을 보고 나서, 아이 어머니의 시체를 발견하고 나서, 살인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나서, 줄곧 찾고 있던 인물이 눈앞에 있다. 귀를 덮은 금발, 우수를 띤 푸른 눈. 하지만 마스크와 장갑을 낀 애슐리는 사이키가 바라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말을 입에 담았다. 만나고 싶었던 인물과 겨우 만난 사이키 역시 방금 전까지는 생각지도 않았던 말을 꺼냈다.
서로의 말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겹쳐서 울려 퍼졌다.
“네가 죽였나?”
“당신이 살인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