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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곰곰

안현미 (지은이)
  |  
문예중앙
2011-08-16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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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미지

곰곰

책 정보

· 제목 : 곰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27802303
· 쪽수 : 152쪽

책 소개

거침없고 활달한 상상력과 감각적이고 유연한 시어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던 안현미 시인의 첫 시집 <곰곰>이 5년 만에 복간되었다. 이번 시집에는 시인만의 독특한 말법으로 재미와 무게감을 함께 담아낸 55편의 시뿐만 아니라 시인이 살아온 길을 짙은 음영으로 드러낸 자전적 산문 '시마할'이 새롭게 추가되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목차

1부 비굴 레시피
곰곰
거짓말을 제조하다
거짓말을 타전하다
비굴 레시피
짜가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 해 여름
하시시
육교
개기월식
혹부리 사내
옥탑방
아주 작은 형용사야
美里雨
마침표
비망록
갈대밭에서 읽다
음악처럼, 비처럼

2부 屍口門 밖, 봄
몽유병
작고 즐거운 주전자들
해피 투게더
고장난 심장
단풍나무 고양이
열려라 참깨!
언어물회
오후 세시
대낮의 부림나이트로 오실래요?
빗살무늬토기
실패라는 실패
食死하세요
그 후로 사슴들은 그를 매우 사랑했네
카만카차
총잡이들의 세계사
나 VS 잣나무
가령
屍口門 밖, 봄

3부 여행 온 아이가 여행 온 아이에게
연못
사티와
timeless time
러시안룰렛,
환을 연주하다
안개 유원지
그렇다면 시인,
나무가 있는 요일
콜라주 夢
목숨시 전농스트리트
함부로
기차표 운동화
시집가는 날
달빛 하얀 가면
종이 피아노
우리 엄마 통장 속에는 까치가 산다
고생대 마을
여행 온 아이가 여행 온 아이에게
화전 간다

자전적 산문
시마할

해설
환상과 서정의 대위법· 김진수

저자소개

안현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났다. 2001년 『문학동네』로 등단했다. 시집 『곰곰』 『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가 있다. 2010년 신동엽창작상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곰곰

주름진 동굴에서 백 일 동안 마늘만 먹었다지
여자가 되겠다고?

백 일 동안 아린 마늘만 먹을 때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니?

그런데 넌 여자로 태어나 마늘 아닌 걸
먹어본 적이 있기는 있니?


거짓말을 제조하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쥐오줌 번진 책장을 더듬고 있다 불 꺼진 방 전기장판은 얼음장 위에 신문지 같다 그녀의 더듬이는 의수(義手)를 닮았다 우우, 우, 우 비키니 옷장 속에는 아귀 같은 짐승이 웅크리고 앉아 그녀의 잠을 아귀처럼 먹어치우고 있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의수 같은 그녀의 더듬이를 비빈다 쥐오줌 번진 책장 속에선 벌레가 된 사내가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있다 그녀의 의수 같은 더듬이가 제조하는 현은 세상의 슬픔 따위에는 울지 않는다 우우, 우, 우 산동네의 겨울은 길다 차라리 신(神)은 봄 같은 건 제조하지 말았어야 한다! 고 그녀의 더듬이는 쓴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운다 네 울음은 불온하다, 고 누군가 그녀의 불면 속으로 걸어들어와 딸깍, 그녀의 더듬이를 자른다 우우, 우, 우 봄을 제조한 신(神)은 위대하다, 위대하다! 불 꺼진 방에서 벌레처럼 납작 엎드린 그녀가 거짓말을 제조하기 시작한다 더듬더듬, 시 같은 거짓말을!


屍口門 밖, 봄

착란에 휩싸인 봄이 그리워요, 비애도 회한도 없는 얼굴로 당신들은 너무나 말짱하잖아요, 착란이 나를 엎질러요, 엎질러진 나는 반성할까 뻔뻔할까, 나의 죄는 가난도 가면도 아니에요, 파란 아침이고 시구문 밖으로 나가면 끝날 이 고통도 아직은 내 거예요 친절하지 않을래요 종합선물세트처럼 주어진 생을 사는 건 당신들이지 나는 아니에요, 나는 착란의 운명을 타고난 빛나지 않는 별, 빛나는 별도 언젠가는 늙고 죽어요 우리 모두는 그런 운명을 갖고 태어나지만 영원을 살 것처럼 착란 속에서 살며 비애도 회한도 모르는 얼굴로 우리들은 너무나 말짱해요 착란에 휩싸인 봄이에요, 사랑받을 수 있다면 조국을 배신하겠어요, 친구도 부정할 거예요, 전 세계가 어떻게 되든 내 알 바가 아니죠, 에디트 피아프의 말이지만 그녀는 조국을 배신하지도 친구를 부정하지도 않았어요 같은 이유로 나는 착란에 휩싸여요 죽은 사람들만 불러모아 사망자 주식회사를 만들고 영원히 죽고 싶은 나는. 시구문 밖, 봄 활짝 핀 착란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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