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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5659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16-06-10
책 소개
목차
엄마 출입 금지! 4
뚝딱뚝딱, 이야기 목공소 12
그럼 그렇지 22
나도 잘하고 싶어 32
마주 보고 말하기 42
말하는 우편함 52
작가의 말 63
리뷰
책속에서
“아유, 내가 정말 너 때문에 못살아!”
엄마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서현이를 째려보았어요.
“나도 엄마 때문에 못살겠어!”
서현이도 지지 않고 소리쳤어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기는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았어요.
“내가 이 옷 안 입는다고 했는데 엄마가 입으랬잖아. 그래서 넘어진 거잖아!”
“그게 말이 돼? 네가 조심성이 없어서 그런 걸 왜 옷 탓을 해!”
“어휴.”
서현이 입에서 땅이 꺼질 듯 한숨이 새 나왔어요.
캄캄한 차창 밖으로 불을 켠 간판들이 환하게 반짝였어요. ‘용용 떡볶이’, ‘멍멍 애견’ 같은 간판 글자들이 꼭 서현이를 약 올리는 것 같았어요.
“당신도 뭐라고 말 좀 해 봐. 응?”
“운전하는 사람한테 왜 자꾸 말을 시켜. 난 몰라.”
아빠는 입을 꾹 다물고 운전에만 집중했어요.
오늘은 할머니 생신날이에요. 조금 전까지 서현이네 가족은 식당에서 친척들과 저녁을 먹고 있었어요. 마침 가고 싶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하는 가족 모임이라 서현이가 얼마나 설렜다고요. 그런데 집을 나서기 전부터 기분이 팍 상했어요. 엄마가 서현이 바지를 보고 다짜고짜 화를 내지 뭐예요.
“넌 오늘 같은 날 꼭 그걸 입어야겠어?”
“왜! 난 이 옷이 제일 좋단 말이야. 요즘 우리 학교 애들 다 이런 바지 입어.”
서현이는 입고 있던 바지를 더 바짝 추어올렸어요. 분홍색 고무줄 바지가 서현이 몸에 착 들어맞는 기분이었어요.
“안 돼! 오늘은 엄마 말 들어.”
엄마가 서현이 옷장에서 하늘색 원피스를 가져와 침대 위에 척 펼쳐 놓았어요.
“싫어! 난 이거 입고 갈 거야.”
“너 그 바지 입으면 얼마나 웃긴 줄 알아? 무릎은 툭 튀어나오고, 엉덩이는 축 처지고. 얼른 벗어!”
서현이가 바지 허리춤을 움켜쥐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아빠를 바라보았어요. 하지만 오늘은 아빠도 서현이 편이 아니었어요.
“오랜만에 친척들도 다 모이는데 그 바지는 좀…….”
서현이는 입을 한 주먹 내밀고 억지로 옷을 갈아입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