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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8056
· 쪽수 : 64쪽
책 소개
목차
나는 동네북 4
내가 뭘 어쨌다고 12
이해할 수 없는 친구들 22
날 배신하다니 32
뭐가 이렇게 어려운 건데 40
위로의 달인이 되기 위해 52
작가의 말 63
리뷰
책속에서
“어쨌거나 네가 말귀를 못 알아들어서 그렇게 된 걸 이제 와서 어쩌겠어. 그리고…….”
은수는 무심히 말을 이었어요. 민효의 얼굴의 붉으락푸르락해지는 것도 모르고 말이죠.
“다시 뛴다고 해도 네가 경서를 꼭 이긴다는 보장도 없고, 게다가 네가 2등도 아니고 3등인데, 그럼 2등 한 영채도 이겨야 하고…….”
은수는 그 일은 그만 잊고 기분 풀라는 말을 하려던 참이었어요.
“넌 참 말을 해도…….”
민효가 불쑥 은수의 말허리를 자르는 바람에 마무리는 못 했지만 말이에요. 은수는 그제야 민효의 표정이 좋지 않은 걸 알아차렸어요.
“내가 뭘?”
은수는 자기를 노려보는 민효의 눈초리에 어리둥절했어요.
“그러니까 네 말은, 3등 주제에 졌으면 깨끗이 인정하고 잔말 말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 이거잖아?”
민효의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은수가 하려던 말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내가 언제 그랬어? 난 그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
은수가 억울한 마음에 변명하듯 말하는데, 민효가 또 말을 잘랐어요.
“넌 매번 그런 식인 게 문제야.”
민효가 비꼬듯이 말할 때는 은수도 속이 뒤틀렸어요.
“매번 그런 식이라니? 내가 뭘 어쨌는데?”
“친구라면서 너는 어쩜 그렇게 내 마음을 모르냐? 어제는 우리 라지한테 그 정도면 오래 산 거 아니냐고 하더니, 오늘은 또 뭐? 내가 선생님 말씀 잘못 알아들어서 그렇게 된 거 누가 모른대? 그러니까 더 속상해서 이러는 거잖아. 근데 기껏 해 준다는 말이 3등이 뭐가 어쩌고 어째?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네가 이럴 때마다 내가 얼마나 너랑 절교하고 싶은 줄 알아? 나, 먼저 갈게.”
민효는 날 선 말들을 따발총처럼 두두두두 쏘아 대곤 앞서 뛰어갔어요. 그 뒷모습을 보며 은수는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