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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어린이를 위한 고전
· ISBN : 9788928404049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16-09-08
책 소개
목차
첫째 날
새로운 여행의 시작
둘째 날
아침부터 닭싸움 / 장난이 싸움으로 / 먹이를 양보한 개 / 두 번째로 먹는 개 / 귀찮은 파리 / 욕심쟁이 벌레 / 지혜로운 개미 / 먹이를 먹지 않는 거위
셋째 날
처마 밑의 제비 / 참새와 뱀 / 참새와 허수아비 / 벌과 잠자리 / 거미의 방심 / 잠자리와 거미 / 마당으로 들어온 개구리 / 양동이 속의 물고기
넷째 날
덫에 걸린 쥐 / 족제비의 두 얼굴 / 뿌리 깊은 잡초 / 피고 지는 꽃 / 덩굴이 멋진 천문동 / 평범한 앵두나무 / 어떤 나무가 좋을까? / 향기로운 꽃
다섯째 날
모란과 작약 / 냄새나는 거름 / 갈대의 뿌리 / 감나무 두 그루 / 시들어 버린 오이 / 맑은 물 만들기 / 맛있는 나물 반찬 / 대장 기러기
여섯째 날
커다란 바위 / 뿌리와 잎 / 과일나무와 잡초 / 뽕나무 기르기 / 지혜로운 벌레 / 약초와 독초 / 방심한 개구리 / 언덕 위의 소나무 /
집으로 가는 날
마음이 자라다
책속에서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할아버지 댁에 가까워질수록 건이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게임기나 컴퓨터가 없어서 심심하고 불편할 것도 걱정이지만, 정작 더 걱정되는 건 지난번에 왔을 때처럼 집 안에서 벌레가 기어 나오는 일입니다. 게다가 밤중에 오줌이 마려우면 깜깜한 마당에 있는 화장실에 가는 것도 무서웠습니다. 또 새벽에 우우~ 하면서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짐승 우는 소리는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이렇게 온통 무서운 것들뿐인데 여기서 어떻게 일주일을 지내지…….
「새로운 여행의 시작」 중에서
“앞집에 거위가 한 마리 있었지? 그게 원래는 야생 거위였단다. 앞집 아저씨가 얼마 전에 덫에 걸려 죽어 가던 놈을 데려왔지. 처음에는 음식을 주자 거위가 잘 먹더란다. 배도 고팠겠지. 그렇게 며칠 지나니까 살이 오르고 털에 윤기가 흐르면서 건강해졌는데도 날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하더구나.”
? ? ?
“들어 봐라. 아저씨는 거위가 잘 적응해서 사는 줄 알고 묶어 놓지도 않았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거위가 통 먹지를 않았다는구나.”
“왜요? 무슨 병이 들었나요? 아니면 혹시 집이 그리워서?”
“앞집 아저씨도 혹시 병이 들었나 걱정이 돼서 먹이를 더욱 많이 주었는데 거위는 조금도 안 먹었대.”
“그러다 혹시 거위가 죽는 거 아닐까요?”
“하하. 하여튼 그렇게 안 먹은 게 오늘로 열흘 정도 되었다는구나. 그런데 아까 저녁때 보니까 거위가 푸드덕거리더니 멀리 날아가 버렸다지 뭐냐?”
“엥? 먹이를 안 먹었다면서요?”
“그러니까 거위는 일부러 먹이를 안 먹은 거야. 살이 쪄서 몸이 무거워 날지 못하자 몸이 가벼워질 때를 기다렸다가 날아간 거지.”
“아하, 그럼 살을 빼서 날아가려고 일부러 먹이를 안 먹었다는 말이에요? 와, 대단하네요.”
“그렇지? 이런 걸 보면 동물들이 얼마나 지혜로운지 알겠지? 자기 몸을 보호할 방법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먹이를 먹지 않는 거위」 중에서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향기를 맡지만 우리가 없으면 향기는 어떻게 되나요? 꽃은 부지런히 향기를 내뿜지만 그걸 맡아 주는 사람이 없으면 공중으로 다 흩어져 버리잖아요.”
“허허, 그렇긴 하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니? 세상 이치가 그런 걸.”
“저 꽃이 태어난 목적을 다 이루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워서요.”
“하하하. 건이가 그런 말을 다 하네? 꽃의 목적이라……. 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건이가 아니라도 벌이며 나비들이 향기를 맡으러 오겠지. 그러면 목적을 이룬 것 아니겠니? 그리고 무엇보다 향기를 풍기는 것이 저 꽃의 본성이란다. 향기가 공중으로 흩어진다고 해서 꽃이 그 본성을 버릴 수는 없겠지? 그나저나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우리 건이 다 컸구나.”
건이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댁에서 며칠 지내지도 않았는데 꽃과 나무에 대해 아주 많이 알게 된 것 같았습니다. 자연의 비밀을 조금은 엿본 것 같아 가슴 벅차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향기로운 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