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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00123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3-01-15
책 소개
목차
서(序). 징조
一章. 그 후 11년, 찰나의 시간
二章. 육백 년 만의 혼례
三章. 백귀야행의 첫날밤
四章. 격정의 초야,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五章. 두렵고 오래된
六章. 무결 선배의 정체
七章. 수학여행
八章. 다시 이계로
九章. 나의 반려 무시지시
十章. 시공을 초월한, 생을 초월한 선택
十一章. 예언의, 운명의 고리를 끊고
종(終). 살며 사랑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낯선 장소에서 잠이 깬 예령은 어리둥절했다. 촛불이 밝혀진 방 안에는 짙은 향냄새가 떠돌고 있었다. 졸음이 가시지 않은 두 눈으로 이리저리 둘러보고서야 여기가 사당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당장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곳이 무서웠다. 할아버지와 아빠, 엄마, 그리고 친척 어른들이 이 방에서 절을 올릴 때도 예령은 멀찌감치 떨어져 마당에 서 있곤 했던 것이다. 밤에도 무서워서 혼자서는 근처에도 얼씬하지 않았지만, 환한 낮에도 어쩌다 지나칠 때면 꼭 무시무시한 귀신이나 도깨비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서 숨이 터져라 내달렸었다.
“엄마……?”
예령은 흐느끼며 엄마를 찾았다. 하지만 무서워서 이불 밖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끼이익―
휘― 익―
갑자기 사당 문이 열리며 무더운 바람이 불어 들었다. 촛불이 미친 듯이 흔들렸지만 꺼지지는 않았다. 예령은 공포로 얼어붙었다.
커다란 그림자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것은 기다란 머리채를 가지고 있었고, 눈 깜짝할 새 예령의 앞에 서 있었다.
“도깨비다……!”
예령이 외쳤다. 휘둥그레진 예령의 동공 속을 가득 채운 거인 같은 도깨비는 다 큰 인간 남자를 닮아 있었고,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또 신비로웠다. 한동안 예령은 두려움조차 잊었다.
하지만 그 도깨비가 그림 같은 입술을 비틀며 손을 뻗쳤을 때, 예령은 환상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얼음장보다 차가운 도깨비의 손이 예령의 뺨을 쓸어내렸을 때는 두려움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널 가지러 왔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예령은 까무러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