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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13916
· 쪽수 : 120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설산(雪山)이 꿈에 나타나
무이산 문수암
황해 낙조(落照)
무석사 무량수전에는 누가 사는가?
어떤 나무
쨍한 사랑노래
더 쨍한 사랑 노래
풀이 무성한 좁은 길에서
소주오 진토닉
해마(海馬)
마크 로스코의 비밀
박수근의 그림
2000년 5월 2일 CNN에서
지구가 가벼워졌다는 보도를 듣고
흘러내릴 곳
인간의 맨다리
빗방울 화석
공주 대통사(大通寺) 터
밤 바다
삼랑진 만어사 물고기 바위들
은행잎을 노래하다
대설(大雪) 날
지상(地上)의 속모습
집보다는 길에서
추억의 힘줄은 불수의근(不隨意筋)이니
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
제2부
아득타!
쿰브 멜라에 간 예수
시스티나 성당 벽화 <최후의 심판>앞에서 불타가
두 문답
부활절 사흘 전
예수와 원효
적막한 새소리
겨울 영산홍
꽃잎 떨어질 때
해미 읍성에서
제3부
젊은 날의 결
혼곤히 잠 깨어
면벽(面壁)
속이 다시 부서지는 소리
봄날은 간다
바다를 오르내리다
우포늪
겨울날, 아내는 요즘 들어
겨울날, 장승업의 활물도(活物圖)
탁족(濯足)
밤 여울
엇름
헛발질 꽃
몸 가진 것이면
한 걸음 한 걸음 이리 얕아지니
불시착
권진규의 테라코타
얕은 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눈먼 나비
초여름의 꿈
땅 속을 흐르는 강이여
복수초와 수선
어느 난(蘭)의 데스마스크
다시 마르는 이파리
해설: 사랑과 반역을 꿈꾸는 시와 시간- 오생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얕은 잠
얕은 술 마시고 잠들면
얕은 잠에 들지만
이제는 얕은 잠마저 거하다.
온갖 슬픔이 다 모여드는
살면서 잘못 식탁 밑에 떨군 숟가락까지 보이는
깊은 꿈은 슬프다.
오늘은 벌써 12월 15일 영하 8도의 아침
베란다의 꽃들은 오래 전에 다 지고
한 구석 볼품없는 화분에
새끼손톱 만한 이름 모를 하얀 풀꽃 한 송이가
아래 줄기를 모두 말리고
파란 숨기운만 반 뼘 남긴 채 피어 있다.
이 꽃 한 송이만큼의 잠이면 족하다.
이제 꽃받침까지 바싹 말라오리.
얕은 꿈, 얕은 슬픔, 얕은 숨기운마저 밑동까지 마르면
어느 저녁, 고개 숙인 수술들을 다 깨워
오래 알고만 지내던 뿌리의 입김과
초면으로 만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