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이 죽었다고?

장국영이 죽었다고?
당신의 수상한 근황
페르난도 서커스단의 라라 양
낭만적 서사와 그 적들
나비를 위한 알리바이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타인의 취향
장미정원의 아름다운 원주민
나가사키여 안녕

해설 - 한없이 미끄러지는 접속 / 우찬제
작가의 말

...열의 맨앞에 당도했을 때 앞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는 매표소를 외면하고 거리로 걸어나왔다. 가슴은 여전히 두근거렸다. 특별히 가야 할 곳은 없었지만 그 자리에 더 머물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딱히 가야 할 곳이 없었기에 어디든 갈 수 있었다. 발길을 멈추고 이쪽을 지켜보던 행인들의 어리둥절해하는 얼굴을 보며 나는 아무도 웃기지 못한 농담을 던진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기에 행인들의 뜨악한 반응이 아무렇지 않았다. 어쨌거나 장국영이 죽었단다. 유감스럽게도 이건 농담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