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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유고시집
· ISBN : 9788932017563
· 쪽수 : 115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누가 내 집 위에 집을 짓자고 한다면
홀로 물을 헤치고 돌아가
몸은 언제나 가혹하다
낮잠
그림자는 그림자들끼리
낙엽
품격에 대하여
경계를 넘기까지
시방세계
마음의 그늘
잠시, 나를 내려놓고
나날의 들숨
빈산
으슥한 곳에, 이르다
두 잔의 물
저, 건너
나는 암이다 7
왕구의 동물
관광버스
달지는 남쪽
티베트 타령
슬픈 지열
타클라마칸
동창회 월보, 타클라마칸
모래들의 잠, 타클라마칸
타클라마칸 2
나는 암이다 3
몸매
불화
다시, 희망을 이야기한다
나 홀로 두리번거리다
빈 들판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대화
나에게 물처럼 다가오다
불귀의 객
호박의 동양적 마음 씀씀이에 대하여
해수관음
나는 암이다 2
광화문에서
하면 하고 말면 마니
은자, 여시설법
현자, 여시아문
나는 암이다 10
나는 암이다 6
나는 암이다 11
호박을 어깨에 얹고 돌아오다
시골 무사 이야기
시골 무사 이야기 2
시골 무사 이야기 3
시골 무사 이야기 4
나의 일
나는 암이다 5
외눈박이 나무
나는 나를 묻는다
해설 - '어쩔 수 없음'의 해학과 자학 사이 / 함성호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암이다 7
자꾸 모르는 길들을 물어물어 찾아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진실이며, 성실인 줄 알았다.
익히 알고 있는 길은, 그것이, 다시 그 길을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겨워, 숨어서 모르는 길을 찾아가며 길을 만들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왕도(王道)인 줄 알았다
사나이들의 길인 줄 알았다
길 곳곳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고, 사이사이
가을바람 사이사이 눈에 익숙지 않은 낯선 팻말들이 보여도, 그것이
코스모스와 관계있는 것쯤으로 여기고 그냥 지나쳤던
때도 있었다, 얼마쯤 지나서였을까, 자꾸 코스모스 밭이 길을 가로막고
꽃길을 밟는 것이 어색해서 돌아가려고 하면, 돌아가는 길을 따라
무던히도 따라오던 코스모스들이 어느 밤엔가,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
길 곳곳이 패고, 낯선 팻말의 말들이, 자음과 모음들이
제멋대로 흩어져 새로운 말들을 만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밤이 되면 그것들은 모두를 아는 것 같았다 자음이 모음과 만나
서로 부추기면서, 을 하고, 다음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떠밀면서, 아무렇게 몸 굴리는 소리들로 태양 아래서는
시끄러웠다, 귀를 막지 않을 수 없었다, 암(癌)이란 사실을 알게 된 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