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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신영배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2009-07-24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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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책 정보

· 제목 :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19727
· 쪽수 : 126쪽

책 소개

신영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그림자-몸으로 실존한다. 초현실적이고 환영적 이미지를 실재로 만들어내며 그림자를 육체적으로 수행한다. 시인의 언어가 부조하는 미묘하고 신비한 그림자의 판각들은 적요하고 잠잠하지만 기성의 것과 타협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정점에 서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저녁의 점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기하학적 다리에 대한 독백
세상에서 가장 긴 나무의 오후
나를 버리지 마세요
그림자 날다
팔월의 점
그림자라는 고도
공중옷걸이
태양 아래에서
정오에는 말을 버린다
그녀의 점자
저녁의 거울
거울의 저녁
얼굴은 안개로 돌아간다
나의 아름다운 방
점의 동물

제2부
수면용 안대
소녀의 점
불타는 그네
비누가 닳다
점핑스커트
소녀의 밤
모빌
마리오네트
해변의 비디오
기억은 기형이다
집이 있던 자리
치마 속으로 다리를 집어넣다
봄의 옥상
누워 있는 네 개의 발
휴일의 공기
두 마리의 고양이를 위한 방
상상임신
그림자 가게 1

제3부
상자가 아직 칼이었을 때
새의 점
풀밭 위의 욕조
새가 떠 있는 동안
전자 비
리모컨 바다
티브이 아비
도시의 집
흐르는 발
사막에서
나를 입으세요
나를 입으세요!
그림자 가게 2
등을 더듬다
마그리트의 티브이
공중계단
4월의 나프탈렌
2층 햇살돛단배
점의 구성
발끝의 노래

해설|그녀, 그림자 되다·강계숙

저자소개

신영배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2년 충청남도 태안에서 태어나, 2001년 계간 『포에지』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기억이동장치』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물속의 피아노』 『그 숲에서 당신을 만날까』 『물모자를 선물할게요』 『물안경 달밤』과 산문집 『물사물 생활자』를 펴냈다. <김광협문학상> <김현문학패> <영남일보 구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얼굴은 안개로 돌아간다



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



꽃이 눈알을 강물에 떨어뜨린다

새가 부리를 강물에 떨어뜨린다

연인이 하체를 강물에 떨어뜨린다



뱀의 꼬리가 서쪽으로 늘어난다



얼굴은 지표면 가까이에 떠다닌다



밀은 부어올랐다

밀은 충혈되었다

말은 고름이 괴었다

말은 늙어갔다



눈은

꽃이 있는 곳에서 꽃이 없는 곳으로 간다

입은

혀가 있는 곳에서 혀가 없는 곳으로 간다

코는

향기가 있는 곳에서 향기가 없는 곳으로 간다

귀는

바람이 있는 곳에서 바람이 없는 곳으로 간다



얼굴이 강을 건넌다

말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부연 입자의 배열로 돌아간다



목 위에 안개를 얹고 연인을 찾아간다

연인이 환하게 웃는다

나는 空의 아내


발끝의 노래



바람이 문자를 가져간다

이것은 창가에 매달아놓은 육체 이야기



창문을 열면

귀에서 귀로 냄새가 퍼졌다



그 발바닥을 보려면 얼굴을 바닥에 붙여야 하지

아무도 공중에 뜬 자국을 보지 못한 때

문자가 내려와 땅을 디디려는데

바람이 그것을 가져갔단 말이지



구더기처럼 그림자가 떨어졌다



한 줄 남기고 다 버려 우리들의 문학수업



시외로 가는 차량 근처에 너를 떼어버리고 오다

멀리멀리 가주렴 문장아, 내가 사랑했던 남자야



살갗 같았던 문장과 이별하고도

아름다운 시 한 편 쓰지 못하는 나는

목만 끊었다 붙였다



태양 아래 서서 혼자 부르는 노래

내 그림자 길이만큼 땅을 판다

내 그림자를 종이에 싼다

내 그림자를 땅에 묻는다

내 그림자 무덤에 두 번의 절

그리고 축문



오늘 나는 그리자 없이 일어선다

흰 눈동자의 날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을 완성할 즈음

내 발목을 잡는 검은 손

어제 장례를 치른 그림자가 덜컥 붙는다

발끝을 내려다봐

끊은 목 아래

꿈틀거리는 애벌레들



이별은 계속된다



바람이 문자를 가져간다

이것은 창가에 매달아놓은 육체 이야기



붙이고 붙인 살덩이를 끊고 끊어

차분히 내려놓을게

공중에 뜬 발바닥 아래로



다 내려놓을 테니 다 가져가란 말이지


2층 햇살돛단배



건물 위에는 나무가 자란다

땅이 없이

나무는 플라스틱이다



건물 옆 고가도로에는 자동차가 달린다

정류장이 없이

자동차는 공중이다



2층에는 아직 햇살이 남아 있다



계단을 오르자

얼굴이 없이

우리는 눈물



테이블에 앉아서

그림자를 들어 올리자

떠오르는 찻잔 떠오르는 물컵



바닥에 놓인 우리들의 그림자를 뜯어

머리 위로 띄우자

떠오르는 모자 떠오르는 구두



테이블 위에는 연기와 음악

테이블 위에는 떠도는 말과 어떤 항해의 기록



창가에 햇살이 머물 때

햇살이 아직 파도일 때

푸른 천장을 밀고 온 돛단배에

우리들의 그림자를 태우자



그리고

우리들은 고요히 기록을 남기자

배를 떠나보내며



빛의 자음과 모음으로 그림자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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