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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0518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 시인의 말
1부
1. 겨울 평강고원
2. 앞서 간 사람들의 길
3. 달팽이
4. 세기의 서커스
5. 사라진 도시
6. 고무신 배를 띄우다
7. 다시 광화문에서
8. Beyond right
9. 죽음과의 만남
10. 이카루스의 추락
11. 테오티우아칸에서 놀다
12. 내 이름은 멕시코언
13. 하디사에서 생긴 일
14. 다시 길에 서다
15. 한 걸음
16. 성 그리고 섬
17. 엇갈리는 증언
18. 만주 사람
19. 중산공원 까마귀 떼
20. 열하 단상
21. 고북구장성에 오르다
22. 물의 언덕
2부
1. 얼음새꽃
2. 내소사 손님
3. 붉은 빛의 사람들
4. 붉은 고원
5. 고원의 숨소리
6. 산벚나무 그늘
7. 여름 숲
8. 아래
9. 피끝마을 돌우물
10. 사막에 피는 꽃
11. 빈 산
12. 지도에 없는 집
13. 겨울 자작나무 숲에서
14. 한반도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들
15. 배롱나무 꽃그늘 아래 피다
16. 설국
17. 겨울나기 홀로
18. 벌목장에서
19. 옛날 사람
20. 10의 아이들
3부
1. 나를 닮은 얼굴들
2. 아버지의 사진첩
3. 텔레비전 박치기왕 김일
4. 그리운 청년 최일남
5. 아직 연습이 필요하다
6. 발칸에서 부치는 편지
7. 북방에서 온 사내
8. 남산목장 신강-위구르 여인
9. 탈북 캐디 이소희
10. 인사동 시인학교
11. 벌초를 하며
12. 연탄... 두 장 막걸리 세 병
13. 제비제비
14. 술값은 누가 내?
15. 외출
16. 나타샤와 려호
17. 야스나야폴랴나에서
18. 텔레비전 나의 근대
19. 삶 이후의 삶
- 해설 / 삶을 비워 사랑하기 _정과리
저자소개
책속에서
겨울, 평강고원
눈 덮인 철원평야
석양을 좇아 기러기 떼 한 무리 날다
옷을 벗은 나뭇가지에 잔설이 앉고
무정형한 새들의 군무
하! 인적 없는 겨울 들판의 여백,
붉게 물드는 잿빛 하늘 한 켠에
밥 짓는 연기 오르면 좋으련만
겨울 꽃 가득한 나목(裸木)
평강고원에 낮달이 창백하다
붉은 빛의 사람들 ― 황토고원 1
경계가 무뎌진 붉은 곡선이 둘러싸 빚은 고원
굵은 물줄기 하나 길 없는 평원을 가르다
붉은 물 붉은 흙 그리고 붉은 벽돌집
마른 풀 더미 혹은 관목들 드문드문 무리 짓는
붉은 산 너머 비치는 석양 고원의 붉은 풍경들
수천수만 년을 흘러온 붉은 물길에 담겨
온통 붉다
하, 붉게 고운 이곳에
빛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 있다
붉은 빛을 따라 대대손손 살아온
붉은 빛의 사람들
붉은 강에 수많은 세월이 떠내려오고
또 사람이 실려 가고
이 물길 끝에 날 닮은 또 다른 내가 있을 것 같다
제비제비
두 돌이 갓 지난 아기가
아빠와 새소리 놀이를 합니다
참새는 짹짹
까치는 깍깍
뻐꾹이는 뻐꾹뻐꾹
뜸부기는 뜸북뜸북
부엉이는 부엉부엉
소쩍새는 소쩍소쩍
제비는 ……
민재는 잠시 고개를 갸웃갸웃하더니
제비제비
이내 웃음보를 터뜨리는 아빠는
제비는 지지배배 지지배배,라고 일러줍니다
제비소리가 왜 지지배배인지
지지배배하고 우는 새가 왜 제비인지
아가는 알 수 없습니다
민재는 다시 또박또박 소리 냅니다
제비는 제비제비
아빠도 아가 얼굴에도 그늘 없는
여름날 오후가 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