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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일반문학론
· ISBN : 9788932020594
· 쪽수 : 481쪽
책 소개
목차
서문
제1부 수사학
제1장 기호학과 수사학
제2장 비유_릴케
제3장 독서_프루스트
제4장 기원과 계보_니체
제5장 비유의 수사학_니체
제6장 설득의 수사학_니체
제2부 루소
제7장 메타포_『제2담론』
제8장 자아_『피그말리온』
제9장 알레고리_『쥘리』
제10장 독서의 알레고리_「신앙 고백」
제11장 약속_『사회계약론』
제12장 변명_『고백록』
옮긴이 해설
용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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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조르주 풀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의식의 행위(무의지적 기억, 예시적 투사 등)에 의해 발견되거나 주어진 어떤 동일성의 직접적인 경험보다는 상이한 시간의 층이 병존하는 현상을 숙고하도록 가르쳐준다. 프루스트 소설의 독특함은 그러한 직접적 경험 대신 전망과 회고 사이를 움직이는 가운데 자리매김될 것이다. 이렇게 변주되는 운동은 독서라는 행위를 닮아 있다. 혹은 서사적 망의 복합성뿐만 아니라 모든 문장의 복합성이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강박하는 재독(再讀)의 행위를 닮아 있다. 더욱이 풀레가 기술하듯 ‘삶’에서 글쓰기로 이행하는 과정을 표하는 순간은 독서 행위에 상응한다. 독서 행위는 분화되지 않은 사실과 사건의 덩어리로부터 텍스트를 구성할 때 감지할 수 있는 뚜렷한 요소를 분리해내는 것이다. 이는 생략, 전환 그리고 강조의 과정을 통해 일어나며 비판적 이해의 실재와 아주 가까운 유사성을 지닌다. 독서와 비평의 친연적 관계는 현대 문학 연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독서에 관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작품의 주인공 마르셀이 소설을 읽는 행위를 보여주는 대목을 읽으며, 나는 이 질문에 가능한 한 문자 그대로 그리고 사실상 단순하게 접근해볼 것이다. 〔……〕 엄밀히 말해서 문제는 한 문학 텍스트가 그것이 기술하고 재현하거나 진술하는 것에 관한about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상적으로 읽는 것이 한없이 요원함에도 만일 읽혀진read 의미가 진술된stated 의미와 합치되도록 결정되어 있다면, 사실상 실제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일은 마르셀을 우리의 모범으로 채택하여 이 이상적인 완전성에 접근하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독서가 정말 문제적이라면, 진술된 의미와 그 이해 사이의 불일치가 의심스럽다면 말 그대로 독서를 재현하는 소설 속의 대목이 선호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다른 곳, 즉 성애, 정치, 의학, 세속과 관련한 마르셀의 경험에서 독서의 변별적인 구조를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순환되는 난점에도, 설사 단지 그 대목이 독서 자체에 대한 범례적 요청을 하는 것이지 아닌 것인지를 알기 위한 것일 뿐이라 하더라도, 실제 독서에 관한 대목을 탐구하는 작업이 방해를 받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실제 그러한지와 관련된 이러한 불확실성은 불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이후에 나오는 알베르틴과 마르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분명히 보여주듯 해석적 담론을 마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생산한다. 독서는 문자 그대로의 것과 의혹 사이의 이러한 불안정한 혼합 속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제1부 제3장 「독서_프루스트」
“이후에야 비로소, 나는 이해했다”라는 표현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독자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말은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전체 소설에서 반복되기 때문이다. 문학비평은 전통적으로 이 ‘이후’를 문학적이고 미적인 소명이 완수되는 순간으로 해석해왔다. 그 순간 경험에서 글쓰기로 화자 마르셀과 저자 프루스트의 합치 속에 이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알레고리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저자에게는 독서 불가능한 형상인 화자 마르셀과 저자 프루스트 사이의 매개할 수 없는 차이는 화자 마르셀이 이 ‘이후’를 자신의 과거 속에 자리매김하여 완결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 화자인 마르셀은 저자 프루스트가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도록 할 때만큼 그 저자와 많이 동떨어지게 되는 때는 없는 것이다. “죽기 전에 진리를 만난 사람은 행복하다. 설사 죽음이 가까울지라도 진리의 시간을 알리는 괘종이 죽음의 시간 이전에 울린 사람은 행복하다.” 저자로서 프루스트는 죽음의 시간처럼 진리의 시간이 결코 제때에 도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엄밀히 진리가 스스로와 합치하지 못하는 무능함이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의미가 사라지는 현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서 그 자체의 의미가 끊임없이 사라지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 제1부 제3장 「독서_프루스트」
『비극의 탄생』에서 발생론적 유형의 해체는 니체 해석이라는 특수한 영역뿐만 아니라 역사 서술과 기호학의 영역에서도 후속적 귀결이 없지 않다. 『비극의 탄생』과 같이 서사적이고 일관성 있는 텍스트들이 우리가 마지막으로 인용한 단편처럼 불연속적이고 아포리즘적인 정식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니체 저작의 반복되는 구조 원리로 드러난다. 역사 서술의 관점에서 발생론적 서사가 그 발생론적 연속성이 뿌리를 두던 요청을 파괴하는 통찰로 나아가는 일보(一步)가 되는 것을 보는 것은 교훈적이다. 물론 잘못된 추론이 전개될 수 없었다면, 그러한 연속성은 정식화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의 역사의식의 발생론을 형성하는 낭만주의에 대한 착란적 해석을 이해하려는 데 범례적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비극의 탄생』에서 역사 속의 발생론적 운동과 언어 속의 기호학적 관계 사이에 작동하고 있는 유비를 고려하면, 수사학적인 자의식을 가진 독서는 문학 언어의 범례로서 메타포가 가진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발생론적 모델이 무엇보다 하나의 수사학적 신비화의 예라면, 그리고 메타포의 형상적 의미와 원래 의미 사이의 관계가 이 텍스트에서처럼 발생론 용어로 구상된다면, 메타포는 맹목의 메토니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어의 소리 중심적 이론, 자아의 범비극적 의식과 역사의 발생론적 비전을 『비극의 탄생』 속에 그렇게 탁월하게 형상화한 가치의 총괄적 설정은 새로운 아이러니의 명료한 빛 아래서 공허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 제1부 제4장 「기원과 계보_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