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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022444
· 쪽수 : 369쪽
책 소개
목차
1부 솔, 2004년
2부 랜돌, 1982년
3부 세이디, 1962년
4부 크리스티나, 1944~45년
작가 노트
자료 출처
가사 출처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잠에서 깨어난다.[……]
완벽하게 작동하는 몸과 마음을 가진, 잠에서 깨자마자 완전히 각성 상태에 도달하는, 올해 여섯 살의 천재, 아침마다 잠에서 깨면 이 생각을 한다.
내 머리가 세계 속으로 흘러들고, 세계가 내 머릿속으로 흘러든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 전체를 통제하고 소유한다.[……]
나는 햇살처럼, 전능하고, 우주의 가장 어두운 구석까지 순식간에 흘러든다.
여섯 살에 모든 것을 보고 비추고 이해할 수 있다.
엄마는 세면대를 붙잡고 그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더니, 한 번에 한쪽씩 자기 뺨을 아주 세게 때린다. 나는 엄마가 그러는 게 싫어서 정말 애처로운 목소리로 “엄마……”한다. 엄마는 소스라치에 놀라더니 화난 얼굴로 돌아선다. 그래서 나는 더 애처로운 어조로 “엄마…… 저 배 아파요” 한다. [……]
한번은 꿈에 엄마가 일하고 있는 책상 쪽으로 가서 소매를 잡아당겼는데, 엄마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아주 냉랭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안 돼, 저리 가. 내 말 들었지? 나는 너를 낳고 싶지 않았어. 다시는 나 귀찮게 하지 마.” 하지만 엄마가 실제로 그렇게 말한 적은 없다.
엄마 아빠는 주말 내내 그렇게 라디오를 듣고 신문을 보면서 걸핏하면 다투고, 소리 지르고, 레바논의 사망자가 점점 많아지면서 심한 무더위에 시체가 부풀고 악취를 풍기다가 결국 불도저로 구덩이에 매장되는 게 누구 탓인지 따지고 있다. 전에는 둘이 이렇게 심하게 싸운 적이 없기 때문에 너무 혼란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히브리어와 누자를 그토록 사랑하지만 이럴 거면 하이파에 오지 않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