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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미학/예술철학
· ISBN : 9788932024257
· 쪽수 : 187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 서문
소진된 인간
Ⅰ
Ⅱ
옮긴이 해제
베케트의 『쿼드』 수록 작품 소개
베케트와 들뢰즈의 작품 목록
리뷰
책속에서
베케트의 인물들은, 들뢰즈식으로 말하면, 무언가 가능한 것을 실현하거나 실재화하는 능동적 주체들이 아니다. 실현하고자 하지 않으므로 이들에게는 실패의 가능성조차 없다. 이들은 오로지 주어진 가능한 것의 가능성을 무화시키는 혹은 소진시키는 집요한 유희에 몰두하면서, 가능한 것의 실현을 무한히 연기시키거나 가능하지 않도록 하는 자들, 가능한 것의 가능성 자체를 소진시키는 자들이다. 고치 속에 웅크린 번데기 유충처럼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가능성을 소진하는 것과 스스로 소진되는 것만이 이들의 주요한 소일거리이자 습관, 그리고 능력이다. -「옮긴이 서문」
작용도 없고 반응도 없이, 이른바 ‘감각-운동적’ 연쇄 밖에서, 신체로 가시화된 힘들의 미세한 변용만으로 이루어진 듯한 베케트의 단편극들은 말 그대로 「영화」 이후에 온, 영화의 잠재태 같은 이미지들이다. 이 이미지들의 역량을 존재론적으로 논파하고 있는 「소진된 인간」은 들뢰즈의 두 권의 영화론 이후에 온 또 하나의 강력한 이미지론이다. - 옮긴이 서문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하는 자이다. 피로한 인간은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다. 그러나 소진된 인간은 더 이상 가능하게 할 수 없다. “내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기를. 좋다, 그것 말고 내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으랴.” 더 이상 가능한 것은 없다. 철두철미한 스피노자주의. 그 자신이 소진되어 가능한 것을 소진한 것일까, 아니면 가능한 것을 소진해버렸기에 그는 소진된 것일까? 가능한 것을 소진하면서 그는 소진된다. 그 반대이기도 하다. 그는 가능한 것에서 실현되지 않은 것을 소진한다. 모든 피로 너머에서, “결국 다시 한 번” 가능한 것과 끝장을 본다. -「소진된 인간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