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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9849
· 쪽수 : 486쪽
책 소개
목차
테 포케레케레
오늘
아
최초의 자살
홀
[읻다]
커서 블링크cursor blink
테 포케레케레
해설 에스테틱, 플라스틱_ 윤경희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간이 사라지자 세계는 일그러진다. 세계는 작은 한 점으로 쪼그라들고 세계는 무한대로 확장하고 세계는 한쪽 면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흐름의 방향을 잃고. 세계는 모든 시간대의 그물에 걸려 사방으로 마구 튀어오른다.
문장에서 시간이 사라진다.
문단에서 시간이 사라진다.
모든 시간이 동시에 출몰한다.
나는 오직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를 건너뛴다.
미지의미이미지의미이미지의미이미지의미이미지의미
모든 시간이 한꺼번에 흘러간다.
「테 포케레케레」
화면 속에는 배꼽이 없었다. 하루아침에 배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배꼽이 사라지자 그는 영영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배꼽으로 숨을 쉰 적도, 배꼽으로 감정을 느낀 적도, 더더구나 배꼽으로 어떤 논리적인 생각을 해온 것도 아니었는데. 배꼽을 잃자 그는 모든 걸 잃었다는, 어쩌면 이대로 완전히, 정말 영원히 사라지고 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두려웠다.
그는 두려웠고, 두려워서 외로웠다.
「오늘」
나는 이 도시에 남아 어느 날 몬트리올에서 온다. 어느 날은 모스크바에서, 쿠사다시에서, 탄자니아에서 온다. 어느 날은 암스테르담의 거리를 쏘다니고, 한쪽으로 기운 건물들 앞에서 양팔을 벌리고 이리저리 흔들린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강물에 빠진다. 깊은 수심의 말로. 나는 어느 날 로마에서 온다. 어느 날은 웁살라에서, 볼리비아에서, 세인트루이스에서 온다. 어느 날은 히말라야의 산속을 헤매고, 눈밭에서 길을 잃고, 고산증에 시달린다. 시달리다, 시달리다, 시들시들 시들어간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