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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036250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20-05-08
책 소개
목차
첫사랑
추방자
진정제
끝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나는, 옳건 그르건 간에, 시간의 차원에서, 내 결혼과 아버지의 죽음을 연결시킨다.
그 당시에, 나는 여자들을 잘 몰랐다. 게다가 지금도 여전히 잘 모른다. 남자들도 그렇고,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안다고 할 수 있는 게, 내 고통들뿐이다. 나는 매일같이, 내 모든 고통을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순식간에 사라지는데, 그렇다고 그 고통들이 전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나는 이것들도, 그러니까 내 고통들도 잘 모른다. 그건 필시 내가 고통 그 자체만은 아니라는 데서 기인한 일일 것이다. 야아 이렇게 교활할 수가 있나. 그래서 난 거기에서 떠나, 다른 행성의, 놀라움이 있는 곳까지, 찬미가 있는 곳까지 간다. 드문 일이지만, 그거면 충분하다. 바보가 아냐, 인생은. (「첫사랑」)
사랑이 당신들을 망친다는 것,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무슨 사랑을 말하는 걸까? 열정적인 사랑?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육감적인 사랑 하면 열정적인 사랑이지. 안 그래? 아니면 내가 다른 종류의 사랑과 혼동하고 있나? 사랑에는 정말 여러 종류가 있잖아, 그치? 상대적으로 아주 아름다운 사랑들도 있고 말이야, 안 그래? 예컨대 플라토닉 러브, 이게 방금 생각난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이다. 이 사랑은 사심 없는 사랑이다. 어쩌면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이야말로 플라토닉 러브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보긴 어렵다. 순수하고 사심 없이 그녀를 사랑했다면 암소가 싸지른 오래된 똥 덩어리들에다가 그녀의 이름을 썼겠는가? 더군다나 다 쓴 다음에 입에 넣고 쪽쪽 빨았던, 내 손가락으로?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