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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7530
· 쪽수 : 361쪽
· 출판일 : 2020-07-15
책 소개
목차
늪
무전여행
프로방스의 이발사
사공과 뱀
즐거운 지옥
괴질
주말여행
해설/내 생각대로 살 수 있을까?_우찬제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네.”
“댁은 그럴 용기가 있으십니까?”
“그런 걸 댁은 용기라고 부르나요?”
그렇다. 그런 건 용기가 아니다. 용기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 속에서만 보여주는 물건이다. 나는 요즈막 우리 주위에서 용기라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우리에게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니고 보여줄 기회가 없는 것이다.
_「늪」
그는 대개의 서울 시민들이 그렇듯이 절대로 공중들 앞에서는 앞으로 나서지 않기로 하고 있다. 그는 이 아마존족의 후예 같은 억척스런 차장과는 아무 말도 하기 싫다. 그러나 그는 자기 대신 다른 사람, 즉 약간 조급하고 화를 잘 내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어떤 사람이, 자기 대신 나이는 어리지만 베어링처럼 닳고 닳아서 걸핏하면 싸움을 걸려고 하는 이 차장에게 ‘차를 좀 정비해서 다녀라, 이게 굴뚝이지 어디 버스냐’ 하고 호통을 쳐주기를 바란다.
_「즐거운 지옥」
우리 나이 또래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대개 한정된 종류의 퍽 초라한 것들뿐이다. 소주 석 되를 단숨에 마시고, 다방 레지 미스 고와 함께 잤으며, 성당 앞에서 오줌을 쌌고, 해병대 두 명을 직사하게 패주었다는 자랑 정도는 만일 김이 아니라면 내가 먼저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다 아는 자랑들을 우리는 피차 감동하여 듣는 척하기로 약속하고 있다. 이런 자랑을 반박할 만큼 우리 모두에게는 별다른 자랑이 없기 때문이다.
_「무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