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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37653
· 쪽수 : 142쪽
· 출판일 : 2020-08-18
책 소개
목차
1
엘레네
2
별자리 2
별자리
영상들 2
나의 검은 고양이
1 나의 마음
1 나운의 마음
2 거울 꿈
2 거울 꿈
3
4 도넛 거울
5 탈출
6 너의 의미
7 사랑
7 수영장
8 거울 요정
9 1998년 극장
10 해민의 경우
11
12 거울 사요나라
12
13
13 유진 생각
14
14 세 개 이상의 모형
15 거울 연못
6 너의 의미
16
16 잃어버린 것은 잃어버린
것
17
18
18 벽
19 기계
20
21 하나의 집
22 거울 운동
나의 검은 고양이
23 다음
3
생전유고
4
외투들
나무들
니스
중노동
소
소
탐정
개
K
세 개 이상의 모형
안개
안개
바다가 보이는 집
속초
노래하고 사라진 사람들
사라진 사람들
겨울
꿈꾸는 사람들
바게트
어딘가 따뜻한 나
주유소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웃는다
꿈의
꿈
노천탕은 작았다
사랑하는 나의 연인
해설 하나는 여럿 둘은 셋 - 강보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뒤표지 글(시인의 글)]
제가 생각할 때 저의 시에서는 시간을 건너뛰거나 시간을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고, 장면이 중요하고, 사람이 중요하고, 사람들이 중요하고, 기억이 중요하지만 또 지금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한데 모아 집어삼키는 책이라는 존재가 중요합니다. 선형적인 시간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여겨지는 책이라는 존재가 이것들을 데리고 갑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꿈꾸고 사람들은 사라지지만 사라지지 않았고 그렇지만 사라져서 어디엔가는 반드시 공백이나 간격이 있다는 것. 장면과 사람과 책이 중요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선별된 아름다움이 중요합니다. 이전의 것과 지금의 것은 결코 이어질 수 없지만 하나의 장면을 통해 이어질 장면을 마련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어째서 아름다운 기억은 선별되는가. 그리고 그대로 둘 것인가. 그대로 둘 것인가. 그대로를 둘러싼 긴장은 점점 커져서 아예 사라져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그 긴장에서 등 돌리고 멀어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의 거대한 무게를 가로지르며 저는 거리를 걷고 나무를 좋아합니다.
내가 본 골목의 오리를 다른 사람도 본다는 사실에 부드러운 충격을 받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죽으면 생성될 유고시집을 생각하며 시를 썼다. 시를 썼고 산문을 썼으며 시도 산문도 아닌 글을 썼다. 시는 시처럼 생겨야 하고 산문은 산문처럼 생겨야 한다고 선생님이 말했다. 선생님이 너무 많아서 그녀는 바빴다. 그녀를 바쁘게 만드는 무수한 선생님들 또한 그들의 선생님들 덕분에 바빴으며 그들의 선생님들 또한 그들의 선생님들 덕분에 바빴다. 내가 단 한 순간 쉴 수 있다면. 그녀가 죽는다면 그녀는 그녀처럼 생기지 않아도 되고 그녀의 글은 그녀의 글처럼 생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으나 그녀가 죽고 난 이후에도 그녀가 아닌 시와 산문과 시도 산문도 아닌 글이 그녀처럼 있다.
―「생전유고」 전문
난 널 만나기 전엔 길에서 벽을 마주하고 있었다. 벽만으로 이루어진 벽이고 더 이상 무엇이 되려고 하지 않는 벽. 그 벽에 드리운 그림자. 너무 크다. 난 그림자가 벽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과정을 포착하기 위해 그림자가 있는 벽을 수백 번 지나갔다. 그러나 이 방법의 허점은 명백하다. 그림자가 떠나는 순간을 포착할 길이 없으니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할밖에.
―「18/벽」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