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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203928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1-12-13
책 소개
목차
정치적인 것
타자의 장소
과거는 어째서 자꾸 돌아오는가
남근중심주의와 젠더의 재현
인류가 우주에서 뭘 한다고요
그래서, 어느 시대에 살고 싶은데요
시끄러운 다수
우리를 무어라 불러야 하지요
늑대들의 밤이 온다
미학적인 것
세계의 총체성, 책의 총체성
바다의 문명화 과정
순수라는 이데올로기
잘린 시야
앙코르와트와 킬링필드
공포의 만화방
진실과 맞닥뜨리면 내가 찾아가겠네
내게 적당한 규모의 엑소더스
내가 처음 읽은 책
분석과 평가
작가의 말 | 아무것도 아니면서 그것뿐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설이 ‘언어’예술인 이상, 우리는 언어가 가진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본질을 벗어버릴 수 없다. 언어는 소설가 개인의 창작 도구이면서, 동시에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 모두가 공유하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 페르디낭 드소쉬르는 이를 “의지적이고 지적인 개인 행위”인 파롤과 “개인이 수동적으로 습득하는 (사회적) 산물”인 랑그로 나눴다. 파롤/랑그는 하나의 말이 동시에 놓이는 두 영역이다. 내가 소설에 쓴 어떤 낱말은, 문재인 대통령도 쓰고 거리로 몰려난 경제적 난민들도 쓰고 길에서 지나치는 낯모르는 남녀 행인들도 쓰며 이 글을 편집할 편집자도 쓰고 젠더 불평등의 피해자들도 사용한다. 모두가 쓰는 공기를 자신의 부족한 사회의식으로 불편하게 할 수는 없다. (「남근중심주의와 젠더의 재현」)
슬픈 예측이긴 하지만 종말이 가까워질수록, 확실해질수록, 인류는 더 많은 늑대를 보게 될 것이다. 더 많은 늑대가, 더 노골적으로 세상이 제 것인 양 활개 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기후 붕괴는 재앙이다. 그리고 그 재앙의 밤 가운데 이빨을 번뜩이며 나타날 늑대들은 인류의 밤을 더욱 어둡게 할 것이다. (「늑대들의 밤이 온다」)
성찰을 통해 지금 자기 내면의 작은 소용돌이를 발견한다면 그 사람은 운이 좋은 것이다. 그 작은 소용돌이가 언젠가 핏빛의 뒤집힌 아가리가 되어 존재 전체를 삼켜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성찰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아니 스스로 금지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내면이 극단화되어 스스로를 삼켜버릴 지경에 이르기 전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위험 신호를 발견해 무엇이라도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잘린 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