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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4255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5-07-2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공중제비 | 끈 | 새벽 네 시 | 나는 모른다 | 책 더미 | 소리와 분노 | 프랑켄슈타인 | 디저트 | 창문에 누워 | 보물찾기 | 당신 중 한 사람
2부
새장 | 깃털 형태의 돔 | 더듬어 | 내가 먼저 피하려고 했어 | 세 개의 컵 | 더 작은 사람 | 갈림길 | 이인용 자전거 | 보물찾기 | 도깨비불 | 눈동자 | 호두 | 끈이 풀어지고
3부
둘이 거리로 나와 | 추워 | 우에노 공원 | 출발과 시작 | 가만히 | 나는 너랑 논다 | 친구의 슬픔 | 마지막 글자 | 지난 일들 | 몇 가지 흔적 | 별이 가득하던 날 | 일기장
4부
위해 | 크랙 | 야경 | 이번만큼은 | 달라지는 것과 달라지지 않는 것 | 보물찾기 | 떠나온 숲 | 델마 혹은 그로토프스키 | 길 찾기 | 덤불과 가로수 | 얼룩 | 두 눈으로
해설
‘우리’라는 불가능의 에로스 ·김보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건 미래이고, 손에 잡힌 건 정체불명의 노끈이다. 미래가 노끈의 형태라면 미래란 얼마나 작고 가벼운가? 아니, 미래란 왜 이렇게 헐거워져버렸을까? 작은…… 미래, 꿈꾸던 내 모습이 아니었어. 나는 나를 볼 수도 만날 수도 없었다(미래에는 당연히 나를 만나게 되리라고 예상했는데, 어디에도 나는 없었네. 그렇다면 지금이 미래가 아니라는 소린가? 잠깐 의심했지만, 노끈이 되어버린 미래는 여전히 손에 쥐어져 있었다).
나는 한 번도 노끈을 사용한 적 없었고 무언가를 묶거나 무언가에 묶인 적 없었다. 노끈 자체가 필요하지 않았다.
노끈은 바람에 흔들렸지만, 떠내려가지 않았다. 땅에 단단히 박힌 상태였다.
*
아무도 끈을 사용하지 않았다.
―「공중제비」 전문
접시에는
푸딩,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 링만 남은 흔적, 계속
새 접시들이 놓이고, 달콤한 것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나도 내가 단 음식을 이렇게나 좋아하는 줄 몰랐다)
어지를 줄만 아는 사람처럼 이제까지는
한 번도, 네가 두 명이었다거나 접시를 정리하기 위해 바쁜 줄은
몰랐다
텅 빈 접시, 반투명하거나 불투명한 흰 접시, 깨끗하게 비워진 접시, 깨지지 않은 접시
초콜릿이 묻은 접시(팔미에카레와 초코크루아상의 흔적), 이가 나간 접시, 부분적인 접시, 접시
왜 웃어?
내가 웃었어?
웃고 있잖아 그러면 너무 재밌어
―「디저트」 부분
너와 만나는 동안, 나는 여러 번 이상함을 느꼈다 네가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과연 사랑이 물질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물질의 크기가 사랑과 비례한다면 마음은 측량할 수 있어야 한다(눈에 보여야 한다), 우리는 30분 전까지 손을 잡고 있었는데 지금은 손을 놓았다 네가 준 선물은 커서 두 손이 다 필요했다
이상했다
걷고 있는데 또다시 걷는 기분, 상연 중인 연극처럼(객석에서 벗어날 수 없음), 숨어 있던 존재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믿음, 내가 욕망의 주체가 아니면 기다리던 대상은 내가 될 수도 있음
하지만 너의 입장이면 몰라도, 내가 나를 만날 수 있을까?
아니라면 나는
왜 끌려다니기만 할까? 무거운 짐 가방처럼 벗어둔 외투처럼 키 링처럼
―「보물찾기―줄다리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