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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각의 도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4613
· 쪽수 : 458쪽
· 출판일 : 2025-09-25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44613
· 쪽수 : 458쪽
· 출판일 : 2025-09-25
책 소개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배경 삼아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에 대해 말하는 작가, 연여름의 세번째 장편소설 『각의 도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05년, 영국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를 본 작가는 마음속에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린다.
“촘촘하게 짜인 세계는 빠져나갈 구멍 없는 그물이 되어
읽는 우리를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다!”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연여름 유니버스 결정판!
천선란 작가 추천!
이토록 선명한 세계라니!
잘린 뿔로 그려나간 도시의 도면처럼 보인다. 어떤 소설은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세계를 훔쳐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각의 도시』가 그렇다. 다시 말해, 이토록 선명한 세계라니! 촘촘하게 짜인 세계는 빠져나갈 구멍 없는 그물이 되어 읽는 우리를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다. 힘 있는 문장과 끈기 있는 서사로 만들어진 아름답고 단단한 도시. 징검다리처럼 툭툭 놓인 세계의 단서를 밟고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비밀을 품은 거대한 도시의 내면 깊숙한 곳에 도착한다. 반듯하고 착실하게 제 길을 가는 소설과 그 안에서 존재하기 위해 나아가는 주인공이 사는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천선란(소설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배경 삼아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에 대해 말하는 작가, 연여름의 세번째 장편소설 『각의 도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05년, 영국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를 본 작가는 마음속에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린다. “이 소녀가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을 방법은 없었을까?”(‘작가의 말’) 그렇게 작가는 강물에 빠진 오필리아가 죽기 전에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며 ‘마침내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를 구상한다. 본격적인 작품 집필에 착수한 이후 장장 4년에 걸쳐 완성된 『각의 도시』는 자신이 소속된 사회로부터 배척당한 인물이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2021년 SF 어워드 중단편 부문 우수상과 같은 해 한낙원과학소설상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연여름은 언제나 미더운 글을 쓰는 작가라는 기대에 부응하듯 이번 장편소설 역시 인간 존엄성에 대한 끈질긴 탐구와 우리 현실의 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소설의 단초가 되는 단서들이 조금씩 주어지면서 전개되는 모험 서사는 지상과 지하를 넘나들며 결말에 이를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끔 만든다. 작품의 밀도를 더하는 개성 있는 인물들과 개연성 있는 스토리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SF 장편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원래 한번 비어버린 자리는,
지키는 사람이 없으면 금방 허물어지고 마는 거야.”
태어날 때부터 줄곧 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서 자라온 ‘시진’은 특별한 직업이나 고정 수입 없이 본사에서 지급하는 기본 페이에 기대어 살아가는 수급자, 일명 ‘뱅커’이다. 뱅커 페이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그는 친구 ‘제레미’와 함께 암석사막의 야생 흑각을 불법 채취해 납품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사는 세계는 지상과 지하로 나뉘어 있고 공중도시 라뎀(Lathem)의 철저한 감시와 통제하에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면역인인 제레미는 공중도시의 시민권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왜인지 시진은 그늘을 떠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7년 전 행방불명이 된 누나 ‘유진’의 소식만을 기다릴 뿐이다. 집안의 유일한 ‘각인’이었던 시진의 누나는 머리 위로 각뿔이 돋아날 때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야만 했고, 시진은 그런 누나의 고통을 잠시나마 덜어주기 위해 열 살 때부터 암석사막으로 나가 흑각을 구해와야만 했다. 세상에 둘만 남게 된 남매는 서로를 그 누구보다 아끼지만 ‘각인’과 ‘면역인’이라는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유진이 사라지는 날까지도 이해가 아닌 오해만을 쌓게 된다.
평범했던 시진의 일상은 이웃이자 친구였던 ‘베르트’가 각인 혐오자에게 살해를 당하면서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된다. 시진은 친구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24시간 내내 햇볕이 들지 않는 코어로 향하고 그곳에서 베르트가 커터(각인의 뿔을 잘라내거나 치료하는 사람)를 찾아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진은 ‘메메’‘줄라이’ 등 수십 가지의 이름으로 불리는 커터와 그의 수제자인 추락천사 ‘데인’을 만나 세공한 뿔을 의뢰인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시작한다. 시진이 친구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코어와 그늘을 넘나드는 사이, 다섯 명의 각인을 살해한 범인이 구치소에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하면서 사건은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본사는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이 모든 것이 각인과 커터의 소행이라 발표하면서 사람들의 갈등을 부추겨왔고, 시민 안전을 빌미로 흑각 수급을 통제해왔다. 더는 흑각을 구할 수 없게 된 각인들이 고통 속에 병들어가는 와중에 자치 도시 포르틴의 수장 ‘필’이라는 의문의 인물이 엘시노어 서점에서 89년 만에 커터들의 회담, 빅 테이블을 개최한다. 시진은 그곳에서 예기치 못한 인물과 맞닥뜨리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외로움을 지닌 ‘라티오’에게 우정과 측은지심을 느끼게 된다. 시진과 데인 그리고 라티오는 산산이 조각난 세계에서 진정한 모험은 소중한 이들을 지키는 것임을 깨달으면서 암흑 속에 갇혀 있던 비밀들을 하나씩 파헤치게 된다.
연여름의 소설은 주권을 빼앗긴 도시에서 사라져야만 했던 인물의 부재를 통해 누군가가 이곳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더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삶의 가치들을 조명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에 관해 말한다. 모든 게 끝난 후 라티오는 시진에게 “내가 모르는 세상으로 이어지는 지평선을 보며 오래 걸어보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곳을 향해 멀리 걸어가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은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매일같이 생사를 다투는 이들에게는 꿈에서나 가능한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집필하면서 참고한 도서의 목록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사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타인의 무관심 속에 무참히 죽어가는 이들이 있고, 소설은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선명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그 어떤 삶과 죽음도 헛될 수 없다는 믿음 아래 이 책, 『각의 도시』는 모두를 간절히 살리고 싶어 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은 지금 어디서 누구와 살아가고 있는가.
읽는 우리를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다!”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연여름 유니버스 결정판!
천선란 작가 추천!
이토록 선명한 세계라니!
잘린 뿔로 그려나간 도시의 도면처럼 보인다. 어떤 소설은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세계를 훔쳐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각의 도시』가 그렇다. 다시 말해, 이토록 선명한 세계라니! 촘촘하게 짜인 세계는 빠져나갈 구멍 없는 그물이 되어 읽는 우리를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다. 힘 있는 문장과 끈기 있는 서사로 만들어진 아름답고 단단한 도시. 징검다리처럼 툭툭 놓인 세계의 단서를 밟고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비밀을 품은 거대한 도시의 내면 깊숙한 곳에 도착한다. 반듯하고 착실하게 제 길을 가는 소설과 그 안에서 존재하기 위해 나아가는 주인공이 사는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천선란(소설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배경 삼아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에 대해 말하는 작가, 연여름의 세번째 장편소설 『각의 도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05년, 영국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를 본 작가는 마음속에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린다. “이 소녀가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을 방법은 없었을까?”(‘작가의 말’) 그렇게 작가는 강물에 빠진 오필리아가 죽기 전에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며 ‘마침내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를 구상한다. 본격적인 작품 집필에 착수한 이후 장장 4년에 걸쳐 완성된 『각의 도시』는 자신이 소속된 사회로부터 배척당한 인물이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2021년 SF 어워드 중단편 부문 우수상과 같은 해 한낙원과학소설상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연여름은 언제나 미더운 글을 쓰는 작가라는 기대에 부응하듯 이번 장편소설 역시 인간 존엄성에 대한 끈질긴 탐구와 우리 현실의 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소설의 단초가 되는 단서들이 조금씩 주어지면서 전개되는 모험 서사는 지상과 지하를 넘나들며 결말에 이를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끔 만든다. 작품의 밀도를 더하는 개성 있는 인물들과 개연성 있는 스토리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SF 장편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원래 한번 비어버린 자리는,
지키는 사람이 없으면 금방 허물어지고 마는 거야.”
태어날 때부터 줄곧 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서 자라온 ‘시진’은 특별한 직업이나 고정 수입 없이 본사에서 지급하는 기본 페이에 기대어 살아가는 수급자, 일명 ‘뱅커’이다. 뱅커 페이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그는 친구 ‘제레미’와 함께 암석사막의 야생 흑각을 불법 채취해 납품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사는 세계는 지상과 지하로 나뉘어 있고 공중도시 라뎀(Lathem)의 철저한 감시와 통제하에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면역인인 제레미는 공중도시의 시민권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왜인지 시진은 그늘을 떠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7년 전 행방불명이 된 누나 ‘유진’의 소식만을 기다릴 뿐이다. 집안의 유일한 ‘각인’이었던 시진의 누나는 머리 위로 각뿔이 돋아날 때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야만 했고, 시진은 그런 누나의 고통을 잠시나마 덜어주기 위해 열 살 때부터 암석사막으로 나가 흑각을 구해와야만 했다. 세상에 둘만 남게 된 남매는 서로를 그 누구보다 아끼지만 ‘각인’과 ‘면역인’이라는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유진이 사라지는 날까지도 이해가 아닌 오해만을 쌓게 된다.
평범했던 시진의 일상은 이웃이자 친구였던 ‘베르트’가 각인 혐오자에게 살해를 당하면서 모든 것이 뒤바뀌게 된다. 시진은 친구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24시간 내내 햇볕이 들지 않는 코어로 향하고 그곳에서 베르트가 커터(각인의 뿔을 잘라내거나 치료하는 사람)를 찾아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시진은 ‘메메’‘줄라이’ 등 수십 가지의 이름으로 불리는 커터와 그의 수제자인 추락천사 ‘데인’을 만나 세공한 뿔을 의뢰인에게 전달해주는 일을 시작한다. 시진이 친구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코어와 그늘을 넘나드는 사이, 다섯 명의 각인을 살해한 범인이 구치소에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하면서 사건은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본사는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이 모든 것이 각인과 커터의 소행이라 발표하면서 사람들의 갈등을 부추겨왔고, 시민 안전을 빌미로 흑각 수급을 통제해왔다. 더는 흑각을 구할 수 없게 된 각인들이 고통 속에 병들어가는 와중에 자치 도시 포르틴의 수장 ‘필’이라는 의문의 인물이 엘시노어 서점에서 89년 만에 커터들의 회담, 빅 테이블을 개최한다. 시진은 그곳에서 예기치 못한 인물과 맞닥뜨리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외로움을 지닌 ‘라티오’에게 우정과 측은지심을 느끼게 된다. 시진과 데인 그리고 라티오는 산산이 조각난 세계에서 진정한 모험은 소중한 이들을 지키는 것임을 깨달으면서 암흑 속에 갇혀 있던 비밀들을 하나씩 파헤치게 된다.
연여름의 소설은 주권을 빼앗긴 도시에서 사라져야만 했던 인물의 부재를 통해 누군가가 이곳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더는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삶의 가치들을 조명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에 관해 말한다. 모든 게 끝난 후 라티오는 시진에게 “내가 모르는 세상으로 이어지는 지평선을 보며 오래 걸어보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곳을 향해 멀리 걸어가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은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매일같이 생사를 다투는 이들에게는 꿈에서나 가능한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집필하면서 참고한 도서의 목록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사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타인의 무관심 속에 무참히 죽어가는 이들이 있고, 소설은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선명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그 어떤 삶과 죽음도 헛될 수 없다는 믿음 아래 이 책, 『각의 도시』는 모두를 간절히 살리고 싶어 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은 지금 어디서 누구와 살아가고 있는가.
목차
1부
2부
3부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등록 번호는?”
“G4948021.”
“각인인가?”
“면역인입니다. 여러분처럼.”
능청스러운 대답에도 단속원은 시진의 검은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헤집더니 뿔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확인했다. 하필 어젯밤 바위에 부딪힌 곳을 사정없이 눌러대는 바람에 잠시 잊고 있던 통증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당신을 ‘추락천사’라고 하는 거야?”
다시 걸음을 옮기며 시진이 물었다.
“질문이 많군.”
“갈 길은 멀고 아무리 봐도 당신은 천사처럼 안 생겼고.”
“중요한 단어는 천사가 아니라 추락이다.”
“왜? 어디에서 떨어졌길래?
”공중.“
시진은 걸음을 다시 멈췄다. 라뎀에서 공중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저, 이 서점 백 년이 넘었다고 했었죠?”
“네, 137주년이지요.”
“그럼 공중도시가 건설되기 전에, 그러니까 라뎀 본사가 우리를 관리하기 전에…… 이 도시가 뭐라고 불렸는지 아시나요?”
“오, 그럼요.”
그야말로 무식하고도 뜬금없는 질문이 아닐지 걱정했으나 폴린은 아주 반가운 기색으로 답변을 내놓았다.
“라뎀이었어요. 그전에도요.”
그리고 그것은 시진이 예상 못 한 답이기도 했다.
“공중 본사가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거예요. 당시에는 우리의 영토를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땅과 함께 이름마저 빼앗은 셈이지요. 우리가 좋아하던 이름을 점차 낯설고 두려워하도록 만들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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