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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32315492
· 쪽수 : 349쪽
· 출판일 : 2010-03-1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새로운 방법으로 프루스트 읽기
들어가기 전에 프루스트의 시선으로 명화 보기
chapter1. 두 개의 산책로 - 마르셀의 유년기
상징하는 것과 상징되는 것의 차이가 주는 충격의 감동 - 지오토
종교적 자유와 신화적 요소의 아름다운 조합 - 보티첼리
뱅퇴유의 소나타를 연상시키는 천사들의 연주 - 벨리니
chapter2. 사랑과 예술의 재발견 - 소년에서 청년으로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화가의 독특한 시선 - 엘스티르
아름다운 화음과 조화를 이루는 색채 표현 - 휘슬러
'지금 , 여기, 이 순간'에 충실한 순수한 눈 - 모네
chapter3. 환상, 그리고 허망함 - 귀족 사교계 입문
소설적 상상력을 제공하는 두 점의 그림 - 바토
상징으로 가득한 신화 세계로 향하는 문 - 모로
시대를 앞선 현대적 미의 세계 - 마네
chapter4. 사랑, 이별 그리고 망각 - 사라진 알베르틴
고딕 성당과 이탈리아 미술의 재발견 - 러스킨
베네치아의 화려한 축제를 담은 화가 - 베로네제
사소한 것들의 특별한 미적 요소 - 카르파초
chapter5. 예술로의 승화 - 되찾은 시간
정물화를 통해 발견되는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 - 샤르댕
덧칠에 덧칠, 여러 겹 입힌 숙성...의 화가 - 베르메르
사물을 새롭게 보게 하는 황금빛 영혼 - 렘브란트
부록
-프루스트의 삶과 죽품 세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관한 인터뷰 기사
프루스트를 혹평한 앙리 게옹과 프루스트의 편지
앙드레 지드와 프루스트의 편지
프루스트에 대한 앙드레 지드의 일기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엘스티르가 그림을 통해 마르셀에게 가르쳐 준 진리는 사실 우리가 본다고 생각하는 사물이나 현상들은 실재가 아니라 우리의 눈이 그렇게 본다고 의식이 명령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인식이나 경험에 의해 그렇다고 일단 받아들여진 개념은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과 상관없이 고정된 영상을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렇게 확립된 개념이 덧입혀진 사물이나 현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받아들여진 지식을 버리고 백지의 상태로 돌아가는 작업이 그것을 표현하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게르망트 공작의 저택에 걸려 있는 엘스티르의 그림들 중에서 특히 마르셀에게 감동을 준 작품은 남자가 재킷을 걸치고 높은 실크해트를 쓴 차림으로 주변에서 벌어지는 강가의 축제와는 왠지 동떨어진 모습을 하고 있는 그림이다. 독자는 이 부분에서 르누아르의 그림을 떠올릴 수 있다. 프루스트가 소설 속에서 게르망트네가 소장하고 있는, 엘스티르가 그린 강가의 축제에서 동떨어진 차림의 신사를 이야기할 때 르누아르의 '뱃놀이 하는 사람들의 점심 식사'를 염두에 두고 묘사했음이 분명하다.
모네의 인상주의가 ‘지금 여기, 이 순간’으로 요약할 수 있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그 순간의 빛의 느낌과 움직임을 붙잡아 그 인상에 충실한 그림 그리기를 했다면, 프루스트의 인상주의는 끊임없이 과거를 향한 것이며, 현재는 지난날을 떠올릴 수 있는 연결 고리를 찾았을 때에야 의미를 갖는다. 어른이 된 마르셀이 파리의 집에서 마들렌 과자를 홍차에 찍어 먹는 순간에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이유는 그 경험이 과거 콩브레에서 레오니 아주머니가 주는 마들렌 과자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잃어버린 시간’ 찾기, 즉 과거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통해 현재의 의미를 발견하는 마르셀을 통해 우리는 프루스트의 인상주의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