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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321042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1-01-05
책 소개
목차
‘나 ’, 프루스트
어느 존속 살해범의 편지 17
할머니 37
프루스트에 의한 프루스트 44
“만약 루브르 박물관에 프랑스 회화의 명예의 전당을 만든다면” 49
“만약 당신이 노동자로 일해야 한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겠습니까? ” 52
“만약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 55
존 러스킨과 성당
러스킨 순례길 59
러스킨의 『아미앵의 성서』 역자 서문 66
성당의 죽음 97
살아남은 성당들 113
독서
『생트뵈브에 반박하여』 서문 127
자크에밀 블랑슈의 『화가의 이야기』 서문 137
플로베르의 문체에 관하여 169
가브리엘 무레의 『게인즈버러』 서평 199
폴 모랑의 『연한 새순』 서문 203
독서의 나날 227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프루스트가 설명하는 『스완네 집 쪽으로』 241
『스완네 집 쪽으로』 이후의 집필 계획에 대하여 247
해설 다양한 글로 만나는 프루스트의 입체적 모습 _유예진 259
책속에서
살아 있는 대상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간혹 매우 엉뚱한 원인으로 시작되지만 일단 사랑에 빠지면 미화된다. 한 남자가 무슨 이유에서건 그 여자 자체와는 관계없으나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일 때문에 그녀를 만난다. 이어서 그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 자체를 사랑하게 되어, 그가 그녀를 만난 근본적인 이유이자 그녀가 그를 도와서 도달해야 할 목적은 뒷전이 된다.
자동차가 여행객에게 부여한 가장 소중한 선물은 원하는 시간에 출발하고, 원하는 장소에 멈출 수 있도록 허락하는 독립성이다. 바람이 거칠게 부는 어느 날, 폭풍우에 얻어맞으며 웅크린 채 잠들어 있는 시내의 무기력한 도로 대신 뺨을 내리치듯 거칠게 휘몰아치는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보고자 하는 어찌할 수 없는 욕망을 경험해본 이는 내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것이다.
매일 나는 지성에 중요성을 덜 둔다. 매일 나는 작가가 예술의 유일한 질료인 과거의 인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 자신의 내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지성 외의 것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더 잘 이해한다. 지성이 과거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과거가 아니다. 영혼이 육신을 떠나면 특정 사물로 옮겨간다고 믿는 대중들의 민담처럼 우리 삶의 매 시간은 죽으면 특정한 사물에 깃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시 그 사물을 대면하지 않는 한 우리의 삶을 이루는 시간들은 그 사물에 영원히 갇힌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알아보고, 그 시간의 이름을 부르면 그것은 자유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