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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88932320427
· 쪽수 : 46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제1부 일인칭 시점으로
1 대재앙
2 자살 기도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3 정신과 병동 체류
4 뭐, 내가 우울증이라고?
5 진단 때문에 미치겠다
6 자살은 생각보다 어렵다
7 네 적을 알라
8 질문 목록에 체크하기
9 자살 블루스
10 곤경에 빠지다
제2부 치료 시도
11 상습 복용의 대행진
12 잘 알아챘어요!
13 감전, 충격, 태우기로 뇌를 항복시키다
14 뇌 분석하기
15 메마른 제약업계의 수송관
16 오래된 병, 새로운 방법-뇌에 삽입된 전극
17 오래된 병, 새로운 방법-환각제부터 스마트폰까지
제3부 실망스러운 현실
18 낙인과 헛소리
19 틈새로 추락하다
20 정신건강은 부자의 전유물이다
21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
22 “더 많은 아이들이 죽을 필요가 없습니다”
23 인종 장벽
제4부 미로 속에서
24 누구에게 전화할 것인가?
25 자살 욕구에 관한 대화에 임하는 자세
26 강제 수용
27 신뢰의 문제
제5부 보잘것없는 대단원
28 일인칭 시점의 후기
감사의 말
주
책속에서
어느 누구도 개인의 결함으로 가장한 이 쓰레기 같은 병에 걸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는 이 병을 깊이 파헤치고 싶지 않았다.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려고 발버둥 치는 것만으로도 버거워서 그럴 힘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내가 아는 유일한 방법으로 이 적에게 접근했다. 바로 기자로서 다가간 것이다. 그리고 전혀 모르는 이 주제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그에 관해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답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했지만 대체로 더 많은 질문에 부딪혔다.
자살 기도를 하고 그 계획이 처참하게 실패하면 중환자실에서 기막히게 좋은 기분으로 깨어나지는 못한다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정신과 병동 두 곳에서 2주 반이라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그토록 사랑하는 편집국으로 돌아가도 그때 자살에 성공했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힌다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이전에 자신을 혐오하게 만들던 모든 것은 여전히 그대로 존재한다. 다만 이제 자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매일 아침 아무 효과 없어 보이는 약을 먹는, 한 달 동안 결근했다가 회사로 복귀해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쓰러져 있는 자신을 아파트에서 발견한 사람에게 변명을 늘어놔야 하는, 정신 이상자가 되었을 뿐이다.
당신이 먹는 모든 약이 호전을 바라는 당신의 간절한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혹은 당신이 그저 부작용에 진저리가 날 때, 약을 먹든 말든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틀렸다. 틀렸고, 틀렸고, 틀렸다. 나는 약이 나한테만 더럽게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던 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약을 끊고 나면 상태가 얼마나 더 엉망진창이 되는지 깨달았다.
무엇인가의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해서 완전히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