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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32375113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0-09-21
책 소개
목차
1. 화학 수업
2. 독미나리와 디기탈리스
3. 은색 타투
4. 도움닫기
5. 붉은 점액질
6. 사라진 도면
7. 무단 침입
8. 버드나무 아래에서
9. 갈림길
10. 내일의 얼굴
11. 저주의 환영
12. 흰색 미로
13. 비명을 질러도 도와줄 이 하나 없는 곳에서
14. 갇히다
- 에필로그
- 감사의 말
책속에서
“위(Oui, 응). 어쨌든 얼른 시작하자.” 리암이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들로 연구소’의 새 사건 기록장을 폈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오들리, 오드볼, 오드 삭스 등으로 부르며 놀려서 우리는 오히려 그 말을 오들로 연구소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노 케이스 투 오드(No Case Too Odd, 이상하기만 한 사건은 없다)’. 불행하게도 오들로 연구소는 아직 사건을 한 건도 수임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기록을 제대로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나는 다시 TV 모니터로 관심을 돌렸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있었다. 인터뷰하는 장면과 사람들이 도시 아래 미로 같은 터널로 내려가는 장면이 보였다. 점액질은 런던 한쪽에서 시작해 반대편으로 퍼지며, 모든 집과 공장과 병원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숨 막히는 붉은 점액질에서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게 어디에서 나오는지 아는 사람도 없는 듯했다.
런던 아래에서 무언가 썩고 있다.
기자는 잠시 숨을 돌렸는데, 아무리 라디오의 볼륨을 작게 해도 그의 떨리는 목소리는 감출 수 없었다. “지금 런던에는 기적이 필요합니다.”
푸아로가 어두컴컴한 방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었다. 초록색 눈이 고양이처럼 빛났다.
“런던에 기적이 필요하대.” 푸아로가 약하게 혀를 쯧쯧 차며 기자의 말을 반복했다. “몬듀(Mon Dieu, 이를 어쩌나).”
“내가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어요.” 나는 푸아로에게 말했다.
“아, 오들로 양. 어려움은 어디에나 있어. 그러나 영웅은 드문 법이지.”
라디오를 끄고 침대 밖으로 나왔다. 기적을 바라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 누군가는 행동을 해야 한다.
“고마워요, 에르퀼.”
푸아로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작별 인사를 했다. “뭐 그런 걸 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