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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2405179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2-12-30
책 소개
목차
하모니
파도
무더운 날들
주
해설: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세기 전환기 몰락의 멜랑콜리
판본 소개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연보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마치 마법에 걸린 성에 살고 있는 것 같아. 어떤 사람은 커프스단추를 달고 있어서 오면 안 되고, 또 어떤 사람은 이야기를 길게 하기 때문에 오면 안 되고, 헤르만은 빨간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중을 들어서는 안 돼. 다음부터 우리 집 문지방을 넘어오려는 사람들은 모두 미학 시험을 치러야만 하겠군. 우습잖아. 우리가 도대체 무슨 천사 자격증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거야?
그렇게 해서 10월의 바람이 노란색 자작나무 잎들을 삼림 감시원 치베의 집 쪽에서부터 바다 위로 몰아가고, 10월 햇살의 창백한 황금빛이 파도 위에 놓여 있게 되었을 때에도 이 놀라운 한 쌍은 여전히 매일매일 해안을 따라 걷게 되었다. 상중임을 알리는 베일을 바람에 휘날리는 아름답고 창백한 여인과 긴 회색 외투를 입은, 작고 등이 휘어진 신사, 그리고 그들의 뒤를 따르는 자고새 사냥개. 사냥개는 기분이 좋지 않았고 따분한 듯 바다에 대고 하품을 했다. 이 셋은 모두 바다가 그들을 놓아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그 모든 것이 비밀로 덮어 둬야 하는 흉측하고 부적당한 일이어야만 하는 지금, 저는 저 자신이 창피해요. 제가 살롱의 장식장에 다시 가져다 놓으려고 하시는 삼촌의 사기 인형처럼 느껴진다고요—인형은 다시 자기 의무를 다해야겠죠. 신분을 대표하는 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