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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88932431246
· 쪽수 : 628쪽
책 소개
목차
오슬로 지도
노르웨이 부분 지도
옮긴이의 말
머리말
제목과 연대기상의 문제들
뭉크가 사용한 물감과 재료
제1부 흔들리는 생명
1. 수줍은 영혼들, 1863년 이전
2. 다시는 헤어지지 않으리, 1864~1868
3. 크리스티아니아에서의 성장기, 1869~1875
4. 핏빛 깃발, 1876~1877
5. 신앙심의 상실, 1878~1881사치를 맛보다
제2부 영혼의 미술
6. 나는 미술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1879~1881
7. 갈색 소스는 이제 그만, 1882~1885
8. 계산된 유혹, 1885
9. 아침 식전의 몇 잔 술, 1883~1886
10. 비누 미술과 영혼의 미술, 1886
제3부 위대한 시기
11. 미덕은 사기다, 1886~1889
12. 생클루 선언, 1889~1890
13. 괴짜, 1890~1892
14. 신은 죽었다. 베를린, 1892~1894
15. 메멘토 모리, 1894~1896
제4부 삶의 프리즈
16. 마법의 암살자, 1896~1900
17. 삶의 춤, 1897~1899
18. 죽음과 소녀, 1899~1901
19. 총격, 1902
20. 지옥의 자화상, 1903~1908
제5부 이루어지지 못한 바람
21. 소름끼치는 광기의 얼굴, 1907~1909
22. 태양, 태양, 1909~1916
23. 내 영혼은 어디로 갈 것인가? 1914~1922
24. 퇴폐미술, 1922~1940
25. 죽음이 나를 인도하다, 1940~1944
지은이 주
에드바르 뭉크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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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카를 요한 거리의 저녁> 을 보면, 군중의 얼굴에서는 개성이 제거된 반면 세부 의상(모자의 리본 등)은 꼼꼼하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흡사 해골처럼 단순하게 그려진 얼굴은 타인과 절대로 나눠 가질 수 없는 인간의 보편적인 고독을, 그리고 “심판에 대한 고뇌와 죽음의 고통”을 표현한다. <고뇌> 는 마침내 <절규> 로 이어진다.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군중은 군중 속의 개인뿐 아니라 전체 군중을 대표하는 하나의 얼굴로 수렴된다. 절규하는 해골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크리스티안의 얼굴인지, 레우라의 얼굴인지, 뭉크 자신의 얼굴인지, 아니면 거울에 비친 우리 자신의 얼굴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얼굴이기 때문에 굳이 하나만 따로 언급할 수 없다. - 본문 43~44쪽 중에서
에드바르는 소피의 죽음이 가져온 정신적 충격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에 대한 스산한 그리움은 평생토록 가시지 않았다. 또다시 어머니를 잃은 것이다. 신은 그의 약속을 저버렸다. 아버지는 그녀의 목숨을 구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신앙은 결국 그의 의술만큼이나 무능력했다. 병과 죽음이라는 잔혹한 부조리 앞에서 신의 무용함과 아버지의 무능함이 폭로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에드바르는 소리 지르고 욕하는 대신 묵묵히 자신의 신을 부정하고 자신의 피를 저주했다. 내적인 삶과 외적인 삶 사이의 간극은 더 넓어지고, 더 영구적으로 고착되었다. 뭉크는 착실한 아들이자 다정한 형제, 성실한 학생으로서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해나갔다. 그는 소피가 숨을 거둔 그 의자를 평생 간직했다. 지금도 뭉크 박물관에 가면 그 의자를 볼 수 있다. - 본문 78~79쪽 중에서
전 생애를 통틀어 도스토옙스키는 에드바르에게 가장 중요한 작가였다. 이생에서의 마지막 순간에 그가 한 행동은, 죽음을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기 전에 읽고 있던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옆에 놓는 것이었다. 이처럼 두 부자(父子)가 동일한 텍스트에서 심오하고 개인적인 의미를 발견하기는 했지만, 이들은 각자 다른 프리즘을 통해 그것을 해석했다. 크리스티안은 도스토옙스키의 텍스트를 신앙을 긍정하는 기독교 텍스트로 보았지만, 에드바르는 그것을 심리극으로, 또 내러티브의 전개에 따라 외면적, 내면적 삶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전달한 현대 작가의 소설로 보았다. 그리고 이야말로 정확히, 에드바르가 그림을 통해 도달하고자 한 바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인체 해부도를 연구하고 시체를 해부했던 것처럼, 나도 영혼을 해부하고자 했다.” - 본문 109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