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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32474359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20-09-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장 반려동물 찾기
2장 선택하기
3장 이미지 메이킹
4장 이름 짓기
5장 소통하기
6장 유대감
7장 보살핌
8장 이별
9장 상상하기
도판 출처
리뷰
책속에서

1961년, 나사는 ‘햄’이라는 침팬지를 우주로 보냈다. 지구를 떠난 최초의 유인원은 그저 ‘65번’이라고 알려진 채 우주로 향했다. 이 프로젝트의 홍보를 맡은 담당자들은 침팬지에게 주어진 이름과 캐릭터와 거기 담긴 서사를 공개할 경우, 이 침팬지가 살아서 지구로 귀환하지 못했을 때 자신들에게 돌아올 후폭풍을 예상했던 것이다. ‘65번’은 성공리에 귀환한 후에야 햄이라는 이름이 공개되었다(녀석의 특성을 잘 알고 있던 사육사들은 이미 이 침팬지를 ‘촙촙챙’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4년 후, 런던 동물원은 독수리 한 마리가 동물원을 탈출하고 나서야 이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처음에 동물원 직원들은 탈출 사태 자체에만 주목했다. 그런데 탈주한 독수리가 리전트 공원에서 묘기를 부리자, 대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열기가 극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독수리를 지칭할 이름이 꼭 있어야 했고, 결국 독수리는 ‘골디’라는 이름을 얻었다.
(...) 유명한 동물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동물에게 붙은 이름은 인간이 그 동물을 자신의 공간으로 들였음을 알리는 비유이자 상징이며, 동물을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방식이고, 인간과 동물을 운명 공동체로 만들어 주는 장치다.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추구하는 것 중에는 ‘근감각적 공감kinesthetic empathy’이라는 게 있다. 근감각적 공감은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이며, 언어의 도움 없이도 서로를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아마 당신은 주로 동물들이 이런 능력을 발휘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사실이 있다. 인간끼리 소통할 때는 말과 글이라는 도구를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장 신뢰하는 관계에서는 말과 글이 전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