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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연극 > 연극사/연극.희극론/연극비평
· ISBN : 9788932474830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서문
1. 비극은 죽었는가
2. 근친상간과 산술
3. 비극적 이행
4. 유익한 허위
5. 위로할 수 없는 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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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비극은 보편적이라고 하는데, 이 말의 일상적인 의미를 염두에 둔다면 그것은 얼마든지 진실이라 할 수 있다. 아이의 죽음, 광산의 참사, 인간 정신의 점진적 붕괴를 슬퍼하는 것은 어떤 특정 문화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슬픔과 절망은 공통어를 이룬다. 그러나 예술적 의미의 비극은 매우 구체적 사건이다. 예를 들어 중국, 인도, 일본의 전통 예술에는 그것과 등가에 가까운 것이 없다. 블레어 혹스비는 뛰어난 근대 초기 비극 연구에서 “유럽인은 주위 모든 곳에서 비극을 보았지만, 아예 비극적이라는 범주 없이 산 적도 있다”고 지적한다. 비극이라는 형식은 시간을 초월한 인간 조건의 반영으로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문명이 아주 짧은 역사적 순간 동안 자신을 괴롭히는 갈등과 씨름하는 형식으로서 나타난다.
모든 역사적 시기는 이행기로서 미래를 보면서 과거로부터 뭔가를 건진다.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마르크스주의와 문학』에서 모든 사회는 남은 것, 지배적인 것, 떠오르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모델은 역동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지배적인 것이 곧 남은 것이 될 수 있고, 떠오르는 것이 상승하는 것으로 옮겨 가고 있을 수 있고, 새로운 것이 낡은 것을 되풀이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황의 진실은 일면적일 수도 있다. 인종주의와 반인종주의 사이의 중간지대는 무엇이며, 유대인과 반유대주의자 사이에 신중한 균형은 어디에서 이루어질까? 파시스트와 어떤 공통점을 찾아 화해하는 것이 나은가, 그들을 물리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은가? 역사 전체에 걸쳐 여성이 억압당했다는 주장이 당파적이라 해도, 이것은 동시에 진실 아닌가? 달래는 것은 한쪽 당사자보다 다른 당사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갈등을 진정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정의 없이는 적대의 완화도 없을지 모르고, 정의를 구하는 것은 그것을 얻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