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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91188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1-10-25
책 소개
목차
(상)
제1부 바다에서
제1권 소뜨레 숲
제2권 경순양함 클레이모어
제3권 알말로
제4권 뗄마르
제2부 빠리에서
제1권 씨무르댕
제2권 빵 로의 선술집
제3권 혁명 의회
(하)
제3부 방데에서
제1권 방데
제2권 세 아이
제3권 바르톨로메오 성자를 학살하가
제4권 엄마
제5권 인 다이모네 데우스
제6권 전투가 벌어진 것은 승리 후이다
제7권 봉건 제도와 혁명
역자 해설: 외면하지 말고 똑바로 마주하라!
빅또르 위고 연보
리뷰
책속에서
중사가 여인 곁으로 다가가서는, 젖을 빨고 있던 아이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어린것이 젖꼭지에서 입을 떼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더니, 고개를 숙여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던 비죽비죽한 황갈색 털로 뒤덮인 무시무시한 얼굴을 아름다운 푸른 눈으로 쳐다보았고, 이내 미소를 짓기 시작하였다.
중사가 다시 얼굴을 쳐들었다. 굵은 눈물 한 방울이 그의 볼을 따라 흐르다가, 코밑수염 끝에 진주처럼 멈추어 있었다.
그가 음성을 가다듬었다.
「동지들이여, 이 모든 것을 숙고한 끝에, 나는 우리 부대가 아버지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소. 찬성들 하시겠소? 우리가 세 아이를 입양하는 것입니다.」
「공화국 만세!」 척탄병들이 우렁차게 외쳤다.
「결정됐습니다.」 중사가 말하였다. 그러고 나서 다시 두 손을 엄마와 아이들 머리 위로 뻗으면서 말하였다.
「여기 우리 붉은 빵모자 대대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부자들, 참으로 무서운 일입니다. 그 문제가 숱한 재앙을 초래합니다. 여하튼 제 생각은 그러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해지고 싶어 하고, 부자들은 가난해지려 하지 않습니다. 모든 재앙의 근원은 아마 그것인 듯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일에 기웃거리지 않습니다. 사건들이 저에게는 그저 사건들일 뿐입니다. 저는 채권자의 편도 채무자의 편도 아닙니다. 다만 한쪽에 빚이 있어 그것을 갚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만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는 전부입니다. 제 생각에는, 왕을 죽이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제가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여하튼 저의 그러한 말에 사람들이 이렇게 반박합니다. <하지만 전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사람들의 목을 나무에 매달았소! 이보시오, 어떤 사람이 왕의 노루를 향해 총 한 방을 쏘았다 하여, 아내와 어린것 일곱을 둔 그 사람의 목을 매다는 것을 내가 직접 목격하였소.> 쌍방에 모두 할 말이 있는 듯합니다.」
그가 다시 말을 멈추었다가 덧붙였다.
「이해하시겠지만, 저는 아무것도 정확히 모릅니다.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것으로 보아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동안 별들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93년은 유럽이 프랑스를 상대로 벌인 전쟁이고, 프랑스가 빠리를 상대로 벌인 전쟁이다. 그리고 대혁명은 무엇인가? 그것은 프랑스가 유럽을 상대로 거둔, 그리고 빠리가 프랑스를 상대로 거둔 승리이다. 그것에서 93년이라는 그 무시무시한 순간의 광대함이 비롯되며, 따라서 그 순간이 그 세기의 나머지 전체보다도 위대하다.
유럽이 프랑스를 공격하고 프랑스가 빠리를 공격하는 사태, 그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없다. 고대 영웅전만큼이나 거대한 비극이다.
93년은 강렬한 해이다. 한껏 노하여 팽창한 뇌우가 그 속에 있다. 씨무르댕은 그곳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그 광란적이고 야수적이며 눈부신 환경이 그의 웅대한 심기에 잘 어울렸다. 그 사람은, 바다수리처럼, 외견상 모험을 즐기면서도 내면의 깊은 고요를 간직하고 있었다. 사납되 태평스러운, 날개 달린 특정 생물체들은 큰 바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폭풍의 영혼들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