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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912998
· 쪽수 : 680쪽
· 출판일 : 2026-05-20
책 소개
★ 『업저버』 선정 100대 도서
★ 노벨 연구소 선정 세계 100대 문학
★ 미국 대학 위원회 SAT 추천 도서
국내 최고의 플로베르 연구자가 판본을 교차 대조하여
수백 개의 정밀한 각주를 더해 어휘, 문체를 해석한 결정판
검열의 기록까지 복원한, 가장 완전한 『마담 보바리』를 만나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대표작 『마담 보바리』가 김용은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마담 보바리』는 현대 소설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사실주의 문학의 걸작이다. 인간의 욕망과 환상, 마음의 균열을 예리한 문체로 파고들며, 향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밀란 쿤데라, 헨리 제임스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대문호들의 고전으로도 손꼽힌다.
본 번역본은 국내 최고의 플로베르 학자 김용은 교수가 다양한 판본을 교차, 대조하고 수백 개의 정밀한 각주를 더해 완성한 주석본이다. 초고부터 결정본 까지의 변화를 추적해 삭제, 추가된 구절을 밝혀내고, 당대 최고의 문학 스캔들로 기록된 검열 재판으로 수정/삭제된 문장을 기호로 표기하여 역사적인 맥락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플로베르가 평생에 걸쳐 단어를 정리한 『통념 사전』을 각주에 인용하여 소설 속 단어에 스며든 당대의 위선과 아이러니까지 드러낸다. 한 꺼풀의 가림막 없이 인간의 근원적인 모습과 욕망을 드러낸 사실주의의 정수와, 플로베르가 심혈을 기울인 어휘, 문체를 세밀하게 해설한 주석을 더해 작품의 결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읽어 낼 수 있는 가장 탁월한 결정판이다.
인간의 욕망과 마음, 환상을
〈메스 끝으로 쓰듯〉 날카롭게 해부한 걸작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영원한 고전
시골 의사 샤를르 보바리는 어느 날 왕진을 간 집에서 젊고 아름다운 엠마 루오를 만난다. 수녀원에서 교육받고 감상적인 연애 소설에 빠져 있던 엠마는, 평범한 현실 너머에 찬란하고 격정적인 삶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녀는 결혼을 통해 그 삶에 가닿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단조로운 시골 생활과 반복되는 일상은 곧 깊은 권태로 변해 가는데…….
지방 농촌 마을의 일상과 비루하고 비열한 현실 한가운데서, 사랑과 소비, 허영과 이상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현실을 벗어나려는 엠마 보바리는 낭만적 환상과 이를 충족할 수 없는 현실의 간극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문학사에서 반복적으로 변주되는 〈보바리즘〉의 원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엠마 보바리는 〈저 너머〉를 꿈꾸는 상상력과 에너지, 유혹과 지배의 욕구를 품은 입체적인 양성적 여성으로도 나타나 이후 수많은 여성 인물의 전형에 영향을 주었다. 플로베르는 이 작품에서 19세기 정신 과학의 〈인간의 마음 해부〉에 맞먹는 집요함으로 인간의 내면을 드러낸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 욕망과 환멸의 순환을 정교하고도 냉혹한 문체로 벼려 낸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는 오늘날까지 세계문학사의 영원한 고전으로 남아 있다.
세계문학사의 역사적인 스캔들, 그리고
동시대의 언어와 풍속까지 그려 내어
플로베르의 문체의 정수를 담아낸 기념비적 번역본
프랑스 학계로부터 〈플로베르 수고의 발생론적 연구에 기여한 선구적 업적을 이룬〉 학자로 평가받고, 『19세기 유럽 사전』에도 등재된 불문학자 김용은 교수는 이번 『마담 보바리』에서 6백여 개가 넘는 상세한 주석과 30여 페이지에 달하는 치밀한 작가 연보, 깊이 있는 작품 해설을 통해 플로베르 문학의 결을 입체적으로 복원해 낸다. 단순한 번역을 넘어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 언어적 맥락까지 충실히 되살려 낸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1856년 『르뷔 드 파리』에 6회에 걸쳐 연재된 『마담 보바리』는 출간 직후 〈미풍양속과 종교에 위해를 가했다〉는 혐의로 기소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857년 법정에서 검사 피나르는 사실주의적 묘사 방식, 관능적인 색채, 여주인공의 선정적 아름다움, 종교와 세속적 욕망을 뒤섞는 표현 등을 문제 삼았다. 이 소송은 같은 해 보들레르의 『악의 꽃』 재판과 함께 현대 문학의 출현을 알린 세계문학사적 스캔들로 기록된다. 이번 판본은 당시 『르뷔 드 파리』가 수정과 삭제를 권고했던 대목과 실제 검열 흔적까지 함께 표기하여, 기소와 논란 속에 놓였던 『마담 보바리』의 역사적 맥락을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또한 플로베르는 문체의 힘을 중시한 작가로, 단어와 문장 하나하나를 세공하듯이 써내어 투명하고 순수한 언어를 추구했다. 그는 〈문체의 내적 힘만으로 스스로 지탱되는 책〉을 꿈꾸었다. 『마담 보바리』는 그 대표작으로, 모든 사물에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고, 말들의 정교한 배열만으로 세계를 떠받치는 〈문체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역자는 플로베르가 평생에 걸쳐 동시대의 상용어와 관용 표현을 정리한 『통념 사전』을 적극 참조하여, 작품 속 단어들에 스며든 당대 부르주아 사회의 위선과 아이러니까지 섬세하게 드러낸다. 이는 『마담 보바리』의 부제인 〈지방 풍속〉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되살리며, 풍속 소설로서의 면모를 한층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더불어 플로베르의 방대한 서한집까지 참조하여, 문장 하나를 위해 고뇌를 거듭했던 작가의 창작 과정과 사유의 흔적까지 따라가 볼 수 있는 밀도 높은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역자 해설 ― 무(無)의 안과 밖, 만화경인가 만다라인가
귀스타브 플로베르 연보
책속에서
그녀는 늘 그를 현관 앞 층계의 첫 계단까지 배웅해 주었다. 말이 미처 준비되어 있지 않았을 때에는, 그곳에 서서 기다렸다. 이미 작별 인사를 건넸고,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를 감싸는 바깥바람에, 목덜미 위로 드리운 잔 머리카락이 나풀거리고, 엉덩이 위에 늘어진 앞치마 끈이 흔들리며, 마치 깃발처럼 꼬이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해빙기 즈음, 마당의 나무들 껍질에서는 물기가 배어 나오고, 건물들 지붕 위로 눈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문턱에 서 있다가, 작은 양산을 가져와서, 활짝 펴 들었다. 영롱한 비둘기색 비단 양산을 통과한 햇빛이 그녀의 하얀 피부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그 아래에서 따스한 열기를 받으며 미소를 지었다. 팽팽하게 펼쳐진 물결무늬 비단 위로, 물방울이, 똑 똑,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엠마는, 평범한 심성을 가진 이들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그런 파리한 삶들이 추구하는 희귀한 이상에, 단번에 도달했음을 느끼고 내심 만족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라마르틴 시의 푸념 속으로 빠져들었고, 호수 위에서 들려오는 하프 소리, 백조들이 죽어 가며 부르는 모든 노래, 하늘로 올라가는 순수한 처녀들, 그리고 골짜기에서 울려오는 영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그녀는 곧 이런 것들에 싫증이 났고,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으며, 처음에는 타성에 젖어서, 나중에는 허영심으로 계속했고, 마침내 마음이 진정된 것을 느끼고 놀랐으니, 이마 위의 주름이 사라지듯 마음속 슬픔도 사라진 것이었다.
엠마는, 집으로 돌아와, 처음에는 하인들을 부리며 즐거워했으나, 곧 시골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는 예전의 수녀원을 그리워했다. 샤를르가 베르토를 처음 방문했을 무렵, 이미 인생에 대한 환상에서 충분히 벗어났다고 스스로 인정한 그녀는 이제 더 배울 것도 없고, 더 이상 느낄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상황에서 오는 불안, 아니 어쩌면 이 남자의 존재가 야기하는 거북함은, 장밋빛 날개를 가진 커다란 새처럼 무한히 열린 시(詩)의 하늘에서 맴돌듯 이제껏 어딘가 머물러 있던 그 황홀한 정열을 마침내 자신도 가지게 되었다고 믿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이 고요함이 그녀가 꿈꾸었던 행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