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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32915616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12-06-15
책 소개
목차
제1권
1.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
2. 야만스러운 탐정들(1976~1996)
제2권
2. 야만스러운 탐정들(1976~1996) (계속)
3 소노라의 사막들(1976)
옮긴이의 말_세기말, 야만, 폐허
로베르토 볼라뇨 연보
리뷰
책속에서
정원, 탑, 빈터를 만들어 놓고 유혹의 춤을 추는 새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가? 가장 훌륭한 정원, 가장 훌륭한 탑, 가장 훌륭한 무대를 만들고, 가장 훌륭한 춤을 추는 수컷들만 짝을 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암컷을 정복하고자 지쳐 빠질 때까지 춤을 추는 그 터무니없는 수컷 새들을 본 적이 있는가?
우쭐대고 멍청한 공작새인 아르투로 벨라노가 바로 그런 새였다. 그리고 내장 사실주의는 나를 향한 아르투로 벨라노의 끝없는 구애의 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이미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시 한 편으로 여자를 정복할 수는 있지만, 시 한 편으로 붙잡아둘 수는 없다.
지루할 때를 위한 문학이 있다. 그런 문학은 넘쳐난다. 평온할 때를 위한 문학이 있다. 내 생각에는 그것이 최고의 문학이다. 슬플 때를 위한 문학도 있다. 기쁠 때를 위한 문학이 있다. 지식에 갈증을 느낄 때를 위한 문학이 있다. 절망할 때를 위한 문학이 있다. 이 마지막 문학이 울리세스 리마와 벨라노가 하고 싶어 한 문학이다. (……) 절망하는 독자들은 캘리포니아 금광과 마찬가지이다. 머잖아 고갈된다! 왜냐고? 너무나 명백한 일이다! 사람이 평생을 절망하면서 살 수는 없다. 몸이 결국 말을 듣지 않게 되고, 고통은 결국 견딜 수 없어지고, 총명함은 차가운 세찬 물줄기 속에 사라진다. 절망하는 독자는(더구나 시를 읽는 절망하는 독자는 더 견딜 수 없다. 내 말을 믿어라) 결국 책과 멀어지고, 필연적으로 절망만 하는 사람이 된다. 아니면 절망을 치료한다!
우리가 카페에서 나섰을 때 어떻게 된 건지 나는 몇 블록을 그와 나란히 걸었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을 말했다. 벨라노, 문제의 핵심은 악(혹은 범죄 혹은 죄악 등 당신이 뭐라고 부르든 간에)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아는 것일세. 필연적인 것이면 우리는 악에 대항하여 투쟁할 수 있어. 악을 퇴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가능성은 있어. 같은 급의 두 권투 선수가 싸우는 형국이니. 반대로 악이 우연이라면 우리는 더럽게 꼬인 거지. 신에게 자비를 구하는 수밖에. 신이 존재한다면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