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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32917313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5-12-30
책 소개
목차
제1부 부력
제2부 조류
제3부 불협화음
제4부 거대한 바다 괴물
리뷰
책속에서
토시오는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쉬었다. 돌고래 150명, 인간 일곱 명, 침팬지 한 명에 불과한 우리가 무엇을 발견할 것이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어?
그것을 발견한 게 왜 하필이면 우리였단 말인가?
각각의 크기가 달만큼 큰, 5만 대의 우주선 함대. 스트리커호가 발견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돌고래들은 일찍이 그 누구도 발견한 적이 없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은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유령 선단을 발견하고는 대흥분에 휩싸였다. 크라이다이키 선장은 정신파 통신을 통해 지구에 보고한 뒤 지시를 기다렸다.
젠장! 지구에 보고는 왜 그렇게 급히 했냐고! 귀향한 다음에 보고해도 됐잖아? 생각도 못 한 미지의 장소에서 거대한 우주선 선단을 발견했다고 온 우주에 알리고 싶었단 말인가?
지구 평의회는 다음과 같은 암호 지령을 내렸다.
「숨으라. 명령을 기다리라. 응답하지 말라.」
물론 크라이다이키는 즉시 명령에 따랐다. 하지만 은하계의 주인 종족들 가운데 이미 절반 이상이 스트리커호를 추적하기 위해 함대를 보낸 뒤였다.
* 바다를 ─
닫은 채
* 꿈이 끝없이 ─
펼쳐진 곳에서
* 같은 조상을 둔 ─
흑등고래가
* 근심 어린 물고기들에게 ─
노래를 불러 주는 곳
* 이곳에서 당신은 나를 찾으세요 ─
떠도는 이여
* 인간의 음율 ─
그 속에서조차
* 인간들과 ─
다른 보행자들이
* 별들을 보며 ─
웃음 짓는 이곳이라 할지라도…… *
심장 박동이 느려지면서 행복감이 온몸으로 밀려왔다. 크라이다이키는 다정한 꿈의 여신 곁에서 잠들었다. 여신은 조상들이 사용하던 혼란스러운 원시어 대신 융통성 없고 뻣뻣한 삼진어로 시구를 읊으며 그가 자신을 꿈꾼 것을, 그리고 엔지니어가 된 것을 가볍게 나무랐다.
여신은 삼진어로 족한 원초의 바다로 크라이다이키를 안내했다. 그곳에서 크라이다이키는 [고래의 꿈]과 그곳에 사는 고대 신들의 분노를 어렴풋이 느꼈다. 그것이 엔지니어가 느낄 수 있는 바다의 전부였다.
때때로 삼진어는 얼마나 융통성이 없는가! 소리와 기호가 겹쳐지는 형태는 거의 인간의 언어만큼이나 정확했으며…… 또한 그만큼 제한도 컸다.
그러한 표현을 칭찬으로 여기도록 크라이다이키는 교육받았다. 유전자 개량을 통해, 크라이다이키의 두뇌 일부분은 인간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씩 혼란스러운 음상(音像)이 떠오르고 고대의 노래가 어렴풋이 들려와 크라이다이키를 혼란에 빠뜨렸다.
유리를 사이에 두고, 고대의 시체가 질리언을 향해 씩 웃고 있었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이 물체가 살아 숨 쉬고 우주선을 타고 날았을 당시, 지구에는 다세포 생물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 물체는 섬뜩하리만치 인간과 비슷한 형체를 하고 있었다. 쭉 뻗은 팔다리, 인간과 아주 비슷한 머리와 목. 턱과 안구가 기묘해 보였지만 두개골에는 인간과 아주 닮은 웃음이 걸려 있었다.
[당신은 몇 살인가요, 허비, 10억 살? 20억 살?] 질리언이 속으로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의 고대 선단은 은하 문명에게 발견되지 않은 채, 우리가 갈 때까지 그곳에 있을 수 있었나요? 왜 하필 우리에게 발견된 거죠? 어린 늑대 새끼 같은 인간 몇과 갓 지성화된 돌고래들뿐인 우리에게 말이에요. 그리고 왜 당신에 대한 짧은 입체 영상 하나를 지구에 보냈다는 이유로 은하계의 주인 종족 절반이 저렇게 미쳐 날뛰는 건가요?]
스트리커호의 소형 도서관은 도움이 안 되었다. 도서관은 허비를 확인하려는 것조차 거부했다. 아마 금지된 듯했다. 아니면 오래전에 사라진 이상한 종족의 기록을 담고 있기에는 용량이 너무 작은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