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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img_thumb2/9788932922881.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292288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2-08-31
목차
Intro 보이지 않는 손_승은
A side
꽃향기는 왜 난생처음 맡는 것 같은지_승은
그래도 해야지?_수현
내가 좀 늦었어_승은
두부는 고양이로소이다_수현
김빱이 아니라 김밥_승은
김밥의 꿈_수현
감자에 싹이 날 뻔했다_승은
버섯 하나에 모자 여러 개_수현
분위기 잡채_승은
당면과 눈이 마주친 날에_수현
수제비 혁명_승은
겉절이와 신_수현
포기는 배추를 셀 때 하는 말_승은
미나리 헤이터_수현
기차 안에서_승은
B side
고양이와 알레르기_수현
이기적인 믿음_수현
하나, 후, 둘, 후, 셋, 후, 넷, 후_승은
오늘 뭐 먹지?_수현
미듬의 밥상_승은
목숨값_수현
착해_승은
콩은 내게 다정하게 군다_수현
우연한 만남_승은
선을 뺀 우리_승은
AI_수현
운수 좋은 삶_수현
선풍기를 고치는 방법_수현
Curiosity kills you_승은
토마토 방_승은
Outro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_수현
Bonus track 야채 전골단
책속에서
「그럼 단백질은 어떻게 해요?」
비건 지향임을 밝히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두부요, 두부. 낡은 벽 같은 두부가 대답이 되어 준다. 물론 그래도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어쩌고저쩌고 이야기를 이어 가는 분들도 있지만, 어차피 그분들은 내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듣기만 하면 된다. 나는 약간 느끼한 음악을 듣는 것처럼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끄덕거리기만 한다.
들깨 잎사귀가 깻잎이라는 사실을 아셨나요?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땐 너무 충격적이어서 세상의 모든 잎사귀를 의심해 봐야 했다. 두부는 콩이었고, 떡은 쌀이었고, 들깨는 깻잎과 한 몸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식자재는 아이 같다. 뭐든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본연의 질감을 가득 지녔기에 가질 수 있는 순진무구함이 그러하다.
트러플은 멧돼지를 착취해서 얻는구나. 그래, 꿀은 벌을 착취하지. 팜유를 얻기 위해 숲을 제거해서 멸종 위기 동물들이 사라졌구나. 하나씩 알게 될 때마다 마음속에서 반사적으로 〈그럼 뭐 먹고 살아〉가 튀어나왔다. 사람답지, 참 사람답고도 인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