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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924304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04-25
책 소개
책속에서
나 자신이 이미 한심한 인간이라는 걸 깨달았던 순간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그건 내가 그렇게 될 운명이라는 말을 대강 듣고 난 직후였다. 나는 매거진 편집자의 사무실로 불려 갔다. 언론 출판계의 가장 오래된 거짓말과 함께. 「당신한테 정말 딱 맞을 거라 생각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이건 편집자들이 우리가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무언가를 하게 하려고 속임수를 쓸 때 하는 말이다. 이 거짓말이 지금도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자아에 잘 먹히기 때문이다.
나는 한 해 전 마흔 살이 되었다. (중략) 주중의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은 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혹은 일할 준비로. 혹은 차를 몰고 일하러 가는 것으로. 혹은 일터에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아내에게 직장에서 집으로 오는데 늦을 것 같다고 알리려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중략) 그 외의 시간 대부분은 아이들 위주로 돌아갔다. 나는 아이들에게 양말을 어디에다 뒀는지 묻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아이들은 내게 언제 〈아빠와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지 묻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외로움은 치명적이다. 그리고 어떤 합리적 척도로 봐도 21세기에 외로움은 유행병이 되어 버렸다. (중략) 우리는 혼자일 때 외롭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군중 속에서도 외롭다고 느낄 수 있다. 외로움이 어떻게 다가오든 그 결과들은 끔찍하다. 우리가 원치 않는 어떤 건강 상태를 댄다 해도 그것과 외로움의 관계를 밝힌 연구는 존재한다. 당뇨. 비만. 알츠하이머. 심장 질환. 암. 한 연구는 건강에 미치는 해로움에 있어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열다섯 개비를 피우는 것과 맞먹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