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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기업/경영자 스토리 > 국외 기업/경영자
· ISBN : 9788932924977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25-02-05
목차
프롤로그 11
1장 트레이 21
2장 뷰리지 53
3장 합리적인 77
4장 운 좋은 아이 105
5장 레이크사이드 139
6장 무료 이용 시간 171
7장 고작 애들에 불과하다고? 197
8장 현실 세계 233
9장 단막극 배우와 파이브 나인 269
10장 조숙한 철부지 297
11장 와일드카드 335
12장 완전무결 363
13장 마이크로-소프트 385
14 장 소스 코드 429
에필로그 479
감사의 말 487
사진 저작권 499
화보 501
리뷰
책속에서
표면상으로 하이킹과 프로그래밍은 전혀 닮은 구석이 없는 활동처럼 보였다. 하지만 둘 다 나에게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두 그룹의 친구들과 함께 나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며, 대부분의 어른들조차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여행하고 있었다. 하이킹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래밍 역시 내 나름의 성공의 기준을 정의하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 나와 잘 맞았다.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느냐 내지는 얼마나 멀리 던질 수 있느냐 등으로 결정되지 않는 이 성공은 한계가 없어 보였다. 길고 복잡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논리와 집중력 그리고 인내심이 내게는 마치 타고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하이킹 그룹에서와는 달리 여기서는 내가 리더였다.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나는 여전히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헤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이크사이드 스쿨의 친구 중 한 명인 폴 앨런Paul Allen이 내 기숙사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는 획기적인 컴퓨터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뜬 목소리로 알렸다. 나는 우리가 그 컴퓨터를 위한 BASIC 언어를 작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전에 그런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나가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그 끔찍했던 로 디바이드 고개에서의 하루를 되짚으며 그때 작성했던 평가기 코드를 기억 깊은 곳에서 불러오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컴퓨터에 타이핑했고,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와 새로운 산업의 출범을 이끌어 낼 씨앗을 심었다.
우리는 틈만 나면 게임을 했고, 나는 계속해서 졌다. 하지만 나는 지켜보면서 발전하고 있었다. 가미는 계속 부드럽게 나를 격려했다. 「머리를 쓰면 돼, 트레이. 영리하게 생각하면 돼.」 내가 다음 수를 고민할 때마다 가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두뇌를 사용하고 집중을 잃지 않으면 올바른 카드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이겼다. (중략) 그 무렵 나는 거의 틴에이저에 이르렀고, 자연스레 경쟁심도 생겼다.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 느끼는 깊은 만족감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씨름도 즐기기 시작했다. 카드 게임을 통해 나는 아무리 복잡하고 불가사의해 보이는 무엇이라도 결국에는 알아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배웠다. 세상은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